<시사저널> 취재팀장 등 3명 상대 명예훼손 혐의 주장
박근혜 정부의 ‘숨은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씨가 ‘박지만 미행설’ 등을 보도한 <시사저널>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정씨는 최근 “‘박지만 회장이 지난해 말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으며, 미행을 지시한 이는 바로 정윤회’라는 <시사저널>의 허위 보도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해당 기사를 보도한 취재팀장 등 기자 3명에 대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정씨는 또 고소장에서 “같은 매체가 후속 보도한 ‘정윤회가 승마협회 좌지우지한다’(4월 9일), ‘정윤회씨 딸,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특혜 논란’(6월20일) 등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서울중앙지검이 이 사건을 형사1부(부장 정수봉)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고, 서류 검토가 끝나는 대로 정씨나 정씨 대리인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씨는 박 대통령이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로 정계 입문할 당시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오랜시간 박 대통령의 비선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이후부터는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완전히 감춘 상태다.
이에 대해 <시사저널> 윤길주 편집국장은 23일 ‘문고리 권력’ 이란 칼럼을 통해 “시사저널이 막후 권력의 움직임을 끈질기게 추적하는 것은 언론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정씨 보도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편집국장은 “문고리 권력, 그림자 권력이 설치면 나라에 망조가 듭니다. 공조직은 무력화되고 힘 좀 쓴다는 의혹의 인물이 국정을 농단합니다”라며 “약삭빠른 관료들은 고급 술집 같은 데서 베일 속 실력자에게 아부하기 바쁩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국장은 또 “박근혜 정부는 겨우 1년 5개월 됐습니다. 갈 길이 멉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문고리 권력 얘기가 나오는 것은 조짐이 심상찮습니다”라며 “연이은 인사 참사 배후로 이들이 자꾸 거론되는 것을 여권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