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검찰을 이용하지 않겠다, 검사 외부 파견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부장급 검사를 청와대 행정관에 임명해 ‘공약파기’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에서 일하던 이영상(사법연수원 29기) 검사가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부장급 검사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가는 것은 흔치 않은 일로, 이는 청와대 측에서 평검사가 아닌 수사 경험이 많은 간부급 검사를 요청해 진행된 인사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특수통’으로,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서 4대강 사업 비리 사건을 수사했다.

▲ ⓒ 청와대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검찰을 이용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검사의 외부기관 파견을 제한해 정치권 외압을 차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현행 검찰청법에는 검사의 청와대 파견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금지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법의 취지를 거스르고 현직 검사에게 사표를 받고 청와대에서 근무하게 한 뒤 다시 검사로 채용하는 편법을 써왔다.

청와대는 지난해 3월 현직 검사였던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이 검찰에 사표를 내고 청와대행을 택했을 때, 당시 언론들이 ‘검찰독립 공약’ 파기라며 비판하자, 청와대는 “이 비서관이 검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공약에 어긋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전 비서관은 현재 검찰에 재임용돼 서울고검 소속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하태훈 교수는 <한국일보>에 “민정이 사정 기관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법률가가 필요하다는 게 청와대의 얘기지만 그렇다 해도 꼭 현직 검사일 필요는 없다”며 “약속을 어기고 법으로 금지된 파견 근무를 편법을 동원해 유지하는 것은 결국 청와대가 검찰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왜 그러겠어. 그 검사가 검찰과 다리 역할을 하는 건데. 쉽게 말해서 그래야 청와대가 법을 지배 할 수 있다는 거지”(gol****), “한 가지도 약속 지킨 것 없으면서 원칙을 들먹거리는 것은 위선이 아닌가?”(dle****), “다 되고 보자 식 선거 공약. 믿은 사람이 바보”(hoo****), “잘못했구먼. 공약을 걸지 말던지. 아님 변호사 채용하면 되지 말나오게 왜 이렇게 하냐고”(jos****)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