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경전철, 삼성 광고판 전락…“빚내 갖다바친 꼴”

시민들 “타당성 조사 안하나!”…경실련 “수요 끼워맞추기일뿐”

1조원이 들어간 경기도 용인 경전철이 삼성 에버랜드의 움직이는 광고판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용인시는 향후 3년간 경전철 차량 20량과 전대·에버랜드 역에 삼성 에버랜드 광고를 무료로 실기로 했다. 시민들은 혈세 낭비라며 비난하고 나섰고, 시민단체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용인시와 에버랜드는 29일 시청 회의실에서 김학규 사장 등 시청 간부공무원과 에버랜드 중역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인경전철 운영 활성화를 위한 에버랜드 협력사업계획 보고회’를 열었다.

용인시는 향후 3년간 경전철 차량 20량과 전대·에버랜드 역에 삼성 에버랜드 광고를 무료로 실기로 했다. ⓒSBS 화면 캡처
용인시는 향후 3년간 경전철 차량 20량과 전대·에버랜드 역에 삼성 에버랜드 광고를 무료로 실기로 했다. ⓒSBS 화면 캡처

시는 수요 증대를 위해 경전철을 교통수단에서 관광상품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삼성 에버랜드와 협력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시는 경전철 차량 20량과 전대·에버랜드 역을 3년간 에버랜드에 무상제공한다. 이에 따라 삼성 에버랜드 광고들이 경전철 내외부와 전대·에버랜드 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티켓 발매소도 역에 설치될 계획이다. 분당선과 만나는 구갈역과 동백역에 에버랜드 광고판을 설치해 주는 방안 역시 검토되고 있다.

에버랜드는 경전철 이용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10% 정도 할인해 줄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하루 최대 6,200명의 이용객이 늘어, 연간 40억원 안팎의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용인시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30일 트위터에는 “빚내서 삼성 셔틀 경전철을 만들어준 꼴”(z****), “죽 쒀서 개 주는군요”(n****), “시민들이 올바로 인식하는 힘과 참여가 왜 필요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w****), “용인 경전철에 관하여 책임진 자들이 있었나?”(y****), "결국 1조원 투자된 용인경전철도 삼성 장난감이 되어버렸군요!”(s****), “타당성조사 같은 건 안하니?”(d****) 등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경제정의시민연합측은 30일 ‘go발뉴스’에 “수요를 끼워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 절하하며 “경전철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하고 연구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경전철은 사업 타당성 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민자 사업자의 이익을 생각했다”며 “현 상황의 정확한 원인 진단부터 시작해,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용인시가 적자 폭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고 덧붙이며 “이익이 조금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용인시 경량전철과의 한 관계자는 “에버랜드와의 협력 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버스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 노선 조정, 관광상품 연결, 부속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전철 역사 전부를 에버랜드에 대여해 준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며 “15개 역사, 30량 전체를 대여해 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에버랜드와의 협력 사업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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