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치 상황 크게 작용?.. “미국은 이제 곧 대선”
과거 일본에 의해 진주만을 피격당하기도 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던 미국의 발언인가 싶을 정도로, 미국은 계속해 일본의 뒷배를 서 왔습니다. 물론 중국과의 긴장이 계속해 고조되어 가는 상황에서 미국으로서는 취할 수 있는 스탠스이긴 했지만, 과거 국제 상황을 주시하며 한국은 물론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바 있는 다른 아시아 제 국가들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보였던 미국이 어떻게 이런 식으로 입장을 확 바꿀 수 있었는가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할 필요를 느낍니다.
우선 제기될 수 있는 것은 미국 국방 예산이 대폭 감축됐다는 것입니다. 결국 군대의 규모 조절이나 전쟁 수행은 정치가 결정하는 문제이고, 공화당이 머조리티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발동됐던 시퀘스터는 향후 10년간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는 것으로 조정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됐고, 이것은 미국이 부담해야 할 국방비를 일본이나 한국 등에 떠넘기는 방식이 됐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분석이고, 또 실제로 이런 분석이 크게 틀리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같은 움직임이 진전되고 있는 상황의 배경에는 미국의 정치 상황이 크게 작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이제 곧 대선을 맞습니다. 미국의 대선 과정은 대통령만 뽑는 게 아니라 의회 선거를 겸합니다. 하원은 매 2년마다, 그리고 대선은 매 4년마다 있습니다. 그리고 상원은 임기가 6년입니다. 그리고 3회 중임을 헌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오바마는 더 이상 대선에 출마할 수 없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가장 유력한 사람은 역시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오바마 1기 때 국무장관 직을 역임함으로서 이미 지금의 구도를 기획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에 지쳐 있는 미국 일반 국민들의 민심을 잡는 데 있어서 전쟁에서 손을 떼겠다고 하는 것만큼 좋은 그림이 있을까요? 결국 미국에서도 대선은 표싸움이고, 이미지 싸움입니다. 그렇다면 이슈를 선점하고, 이슈를 개발해 가지고 가는 것은 역시 대선을 위한 좋은 구도가 되겠지요. 지금 일본을 저렇게 풀어놓고 있는 것은 혹시 그런 정치적 배경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일본으로서도 지금의 헌법 해석 변경은 단지 아베 정권의 이념적 상징으로서 중요한 것일 뿐 아니라, 실질적인 이유에서도 중요합니다. 일본이 스스로를 ‘정상 국가(?)’ 라고 해 놓으면, 그것은 재무장의 길을 터놓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재무장이란 건 결국 ‘무기를 갖춘다’는 것이 됩니다. 일본의 무력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한 평화 헌법을 무력화시키면서, 세계인들과 일본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은 지금 고사 직전에 처한 그들의 '굴뚝 사업'을 키우겠다는 속내도 있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일본이 재무장을 하게 되면 지금 고사 상태에 처해 있는 그들의 기업들 미쯔비시, 다이핫수, 소니..기타 등등을 살려주는 길이 됩니다. 즉, 일본에겐 경제적 이유도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죠.
아무튼, 미국과 일본은 그 필요가 맞아서 지금 아시아 제 국가들의 분노를 감안하고서도 이같은 정책을 펴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어느 정도 고려의 대상이 될 것 같습니까? 이런 때엔 우리도 실리를 챙기는 외교를 찾아 해야 하는데, 과연 미국 사대주의에 넘쳐 있는 이 정부가 올바른 판단을 하게 될까요? 이래저래 한국을 바라보면 깝깝합니다.
시애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