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폐합 추진에 반발해 지난달 27일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갔던 서일대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독단적으로 학과 통폐합을 진행하는 학교를 감사해달라”며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앞서 서일대는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취업률이 저조한 예체능계열 학과 폐지를 추진하다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서자 폐지 대신 통폐합으로 우회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원을 과도하게 줄이거나 예체능계열과 공업계열의 학과를 통폐합하려 해 다시 한 번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서일대 문예창작과 학생들은 지난달 27일 무기한 수업거부에 들어간 이후 통폐합 반대 서명운동과 피케팅,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반대 의사를 표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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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위에 참여한 이준호 학회장은 “얼마 전 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내는 등 학교 측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며 “구조조정같은 문제는 학생들과 충분한 대화를 거친 후 해야 되는 데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비난했다.

1학년 과대표를 맡고 있다는 장현우 학생은 “학교를 열심히 다니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무런 말도 없다가 폐과 통보가 떨어졌다”며 “마음의 준비도 안된 채 그 사실을 받아들이려니 당황스럽고 허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인데 학생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학교에 화가 난다”고 말하며 “이때문에 교육부 쪽에 민원도 많이 넣었는데 처리가 늦어져 감사원 쪽에서 감사를 빨리 해달라는 뜻에서 이런 시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50여 명의 서일대 문예창작과 학생들은 ‘문학은 죽었다’라는 뜻으로 검은 옷을 입고 침묵시위를 이어나갔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문학의 목표는 취업이 아닙니다’, ‘대화도 없이 진행된 통폐합은 알권리를 무시한 독단적 행동’, ‘문예창작과 15학번을 돌려주십시오’ 등이 적혀있었다.

한편, 이들은 다음날인 11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침묵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