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측 “진행중인 산재소송과는 별개의 대화”
삼성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 삼성측과 피해자 대책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실무회의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한겨레>는 “지난달 20일 반올림측이 삼성에 서한을 보내 백혈병 피해자 문제를 협상하기에 앞서 실무회의를 열어 협상 의제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반올림의 실무회의 제안은 삼성이 협상 의지를 공식으로 확인하는 서한을 보낸 것에 대한 답변서 성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 인정을 요구하는 항소심을 벌이고 있는 백혈병 피해자 5명의 가족들에게 김종중 반도체사업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 명의의 서한을 보내 대화를 공식 제안했다.
이번 실무회의가 백혈병 사태 발생 6년 만에 처음 마련되는 대화의 자리라는 점에서는 큰 의미를 갖지만, 산업재해 인정 등 주요 쟁점에 대해 양쪽의 견해가 첨예하게 갈려 원활한 진행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손진우 연구원은 “피해자 가족들도 산재로 인정을 해야 삼성과 문제해결의 물꼬가 트인다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화를 해 봐야 삼성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 확인이 될 것 같다”면서도 “이번 실무회의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산재소송과는 별개의 대화“라고 선을 그었다.
반올림측은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 언론의 앞선 보도에 조심스러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손 연구원은 “삼성측의 대화요청에 대한 답변서를 지난달 20일 삼성측에 보냈고, 이후 아직 삼성측의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면서 “7일 삼성의 답변을 촉구하는 공문을 재차 발송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에 답변을 요구한 기한이 다음주 월요일(14일)이다”며 “모든 언론에 이 문제를 공개하고,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었기 때문에 공식적인 답변이 오면 다시 입장을 정리해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겨레>는 삼성전자 홍보팀의 김준식 부사장이 “연말 연초에 회의가 많아 답장이 늦어졌는데 실무협상에 응하겠다는 답장을 곧 보낼 계획”이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