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에 국가정보원의 정치·선거개입 활동을 제보한 전직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환수) 심리로 열린 국정원 직원 김 모 씨와 정 모 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 씨 등이 국정원을 대선 승리 도구로 이용, 선거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김 씨에게 징역 2년6월, 정 씨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들은 비밀유지를 지켜야 하는 의무를 지키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당선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씨는 최후 진술에서 “선거 개입이라는 조직적 불법을 저지른 국정원이 이를 덮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으로 만들었다”며 “부정선거가 자행되는 점을 알리려 한 행위로 죄인이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씨의 변호인도 “이 사건을 제보한 것은 공익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 ⓒ 국가정보원

앞서 지난 2009년 국정원에서 명예퇴직한 뒤 민주당에 입당한 김 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근무하며 당시 국정원에서 근무하던 정씨를 통해 국정원 심리정보국 직원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민주당에 전달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한 정 씨는 김 씨의 지시를 받고 2012년 11~12월 직원들을 미행해 집주소와 차량정보 등을 수집해 제공하고 이른바 ‘원장님 지시말씀’ 문건을 메모한 뒤 전달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 씨는 민주당의 ‘국정원 댓글 사건’ 폭로로 문제가 불거지자 내부 감찰을 받은 뒤 지난해 2월 파면 조치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들에 대해 검찰의 구형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해방 후 친일파들이 독립군들을 빨갱이로 몰던 거와 유사”(@jin****), “도대체 나라가 어디까지 추락하는 건가. 내부 고발자를 처벌할수록 부정부패는 더 창궐한다”(@rom****), “검찰이 미쳤다. 선거공정성을 훼손한 게 누군데. 내부 제보자를 보호하진 못할망정”(@adh****), “민주당 보고 계십니까? 이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누굴 위한 제보였는데. 국정원 김 직원은 아직도 월급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kyo****)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