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고수’ 전주 상산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교학사 택한 마지막 학교 파주 한민고도 “검토 중”

전북 전주 상산고가 학생·학부모․동문·시민사회 등의 거센 반발로 결국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 이로써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로는 파주 한민고만 남았다.

<한겨레>에 따르면 교학사와 지학사 역사교과서를 복수 채택했던 상산고는 7일 오전 11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학사 교과서를 철회하고 지학사 교과서만 한국사교과서로 채택한다고 밝혔다.

상산고는 기자회견에서 “균형 잡힌 역사교육의 취지로 지학사와 교학사의 교과서를 복수 선정한 바 있다”라며 “그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학생, 교사, 학부모들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해 가장 소중한 학생들이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을 상황이 발생해 한국사 교과서 재선정 절차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산고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들이 깊은 신뢰 속에서 교육 활동에 전념하여 여러분들의 성원과 관심에 보답하겠다”라며 덧붙였다.

상산고는 또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홈페이지 게시판 폐쇄와 학생 대자보를 철거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앞서 상산고는 ‘균형 있는 교육’을 명분 삼아 교학사와 지학사 교과서 2종을 선정했지만 학생·동문·시민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상산고는 6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교과서 내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며, 학생, 학부모, 동창회 및 시민사회의 애정어린 우려와 질책을 겸허히 수용해 한국사 교과서 선정 절차를 다시 진행한다”며 사실상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의사를 밝힌 바 있다.

ⓒ 한민고 홈페이지 화면
ⓒ 한민고 홈페이지 화면

이로써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국방부가 만들고 김태영 전 국방장관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파주 한민고 한곳만 남게 됐다.

하지만 한민고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학사 교과서에대해 집단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한민고등학교 카페(http://cafe.naver.com/hanmainschool)에는 6일 오후부터 “교학사 역사 교과서를 채택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글이 올라오기 시작해 채택을 우려·반대한다는 십수건의 글과 댓글로 게시판이 채워지고 있다.

이 카페는 신입생들에게 학사 일정을 안내하고 교복 선정 등 의견을 모으기 위해 교사·학생·학부모 4000여명이 가입되어 있는 곳이다.

카페에 글으로 올린 한 신입생은 ‘한민고등학교 신입생 학부모 여러분들은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친일 미화, 사실 누락 등 오류가 넘쳐나는 교과서로 올바른 역사를 공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이러한 역사교과서 채택으로 인한 욕은 고스란히 국가 안보를 위해 일하시는 저희 아버지, 어머니께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한민고는 군인 자녀를 위해 만들어진 기숙형 사립학교이다.

학부모 게시판도 비슷하다. 한 학부모는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예비 소집일에 나오자”는 제안을 했으며, 다른 학부모는 “오늘부터 등록금 납부일인데 교학사 교과서 철회할 때까지 등록 거부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남기기도 했다.

한민고 측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자 7일 학교 홈페이지에 “개교 준비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까지 교과서 선정을 한 바 있지만 한국사 교사가 임용되지 않아 인근의 학교 교사 3명을 위촉해 교과서를 추천받았다”며 “최근 채용한 한국사 담당교사를 중심으로 교학사를 포함해 8종의 모든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검토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최단 기간 내 검토를 마치고 심의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주 상산고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자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mettayoon)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철회 압박을 받아온 전주의 상산고가 채택을 취소. 시민이 목소리를 높히면 권력의 거짓말을 얼마든지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라며 반겼다.

네티즌들도 “전주 상산고 교학사 채택 철회에 대해 환영한다. 역사문제는 진보․보수 문제가 아니라 왜곡된 역사의 피해는 바로 온 국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소모적인 사태가 없기를 바랄뿐이다”(@weg****), “상산고의 교학사 채택 철회는 정말 옳은 일이다. 교학사의 교재는 국정교과서가 아니다”‏(@sta****)라며 환영했지만 다른 네티즌들은 “요즘 잘 나가는 자사고인 전주 상산고의 이사장은 <수학의 정석>으로 떼돈을 번 홍성대다. 교학사 국사 교과서 대신 <국사의 정석>도 직접 쓰시면 안 될까”(@Nev****), “상산고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습니다. 반갑고 고마운 결정입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외압에 의한 결정 운운하면서 감사를 한다네요. 정말 감사를 받아야 할 자들은 교학사 교과서를 검정한 서남수씨와 교육부!”(@Yan****)라며 상산고 측과 교육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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