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여고, 학부모‧학생 항의에 교학사 교과서 선정 ‘철회’
친일왜곡 교학사 고등학교 교과서의 일선학교 선정과 그에 따른 후폭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역사학자 한홍구 박사(성공회대 교수)가 “지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애국애족을 표방하고 있는 교육기관에서 어떻게 친일왜곡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느냐”는 것.
한홍구 박사는 ‘go발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특히 문제가 된 창문여고의 경우, 김석진 선생의 손자들이 물려받은 유산을 모아 세운 학교”라며, “한말 대신을 지낸 김석진 선생은 을사늑약 후 일제가 작위를 내리자 이를 거부하고 자결하신 대표적인 우국지사”라고 말문을 열었다.
한 박사에 따르면, 김석진 선생의 증손자는 모두 4명으로, 장손자인 김문현 씨가 창문여고 초대 이사장을 지냈으며, 둘째는 서예가 일중 김충현 씨로 작고하기 전인 2004년까지 이 학교 2대 이사장을 지냈다. 셋째는 역시 서예가 여초 김응현 씨며, 넷째가 백아 김창현 씨로 이 학교 교장을 지냈다.
한홍구 박사는 특히 일중 김충현 씨와 백아 김창현 씨로부터 오랜 기간 가르침을 받았다며, 애국애족을 실천한 고인들이 살아계셨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으셨을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go발뉴스’가 창문여고의 누리집을 확인해본 결과, 지난 72년 개교이후 ‘애국애족 정신’을 특히 강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애국애족’을 설립이념으로 명기하고 있으며, 학교운영 기본방침 6개중 첫 번째로 ‘자주독립과 애국애족’을 꼽고 있고, 교육목표 역시 ‘과거성찰을 통한 미래설계’를 내걸고 있다.
한홍구 박사는 “이 같은 건학정신을 가진 창문여고에서 친일왜곡 교과서를 교재로 채택한다는 것은 설립자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라며 “민족의식이 투철한 ‘우익’을 선택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친일반민족’은 절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창문여고 측은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하고 교학사를 제외한 다른 7종 교과서 중 한 곳으로 재선정했다.
창문여고 관계자는 3일 ‘go발뉴스’에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했다. 어떤 교과서로 재선정했는지, 언제 철회를 했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 다만 전달받은 사항은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철회했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go발뉴스’에 창문여고 교학사 선정 사실을 제보해 온 학생들에 따르면 창문여고는 교학사 교과서 대신 지학사 교과서를 선정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창문여고의 한 학생은 ‘go발뉴스’ 공식 트위터 (@GObalnews)에 “친일 독재미화 교과서를 채택한 사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설립자가 항일투사 범계 선생이신 창문여고가 친일독재미화 교과서라니요! 우리지역의 부끄러운 일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를 함께 링크하며 이같은 사실을 알려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