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전회 매진 기록.. “상식과 현실에 관한 이야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故 황유미 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감독 김태윤)>이 내년 2월 개봉된다.
‘또 하나의 가족 제작위원회’는 영화 제목을 <또 하나의 약속>으로 변경하고 내년 2월6일 개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딸이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거대 기업과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故 황유미 씨와 아버지인 황상기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03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입사한 유미씨는 2005년 백혈병 진단을 받고, 2007년 25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황상기 씨는 유미씨 죽음의 원인이 산업재해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6년 넘게 삼성전자와 투쟁 중이다.
윤기호 프로듀서는 공식 사이트 알림글을 통해 “딸과의 약속을 지켜내려는 평범한 아버지의 말 한마디가 사람들을 울렸고 그의 약속을 지지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면서 ‘또 하나의 가족’은 시작되었다”며 “황상기 아버님이 자신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영화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그 약속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말했다.
윤 PD는 “대부분의 투자사와 기관들이 등을 돌렸지만 7,000여명의 제작두레 여러분들이 손을 내밀어 주셨다”며 “제작비가 모자랄 때는 제작비를, 밤샘촬영 때는 따뜻한 야식을, 보조출연이 필요할 때는 직접 카메라 앞에 서 주셨다. 고되고 힘들 때마다 여러분들이 있어서 행복했고 힘을 내서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영화의 제목이 <또 하나의 가족>에서 <또 하나의 약속>으로 변경된 것과 관련해서도 “이 작품이 단순히 거대기업을 공격하기 위해 제작한 영화가 아니라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 이루어져야 하는 상식과 현실에 대한 이야기인 것처럼 관객에게도 보다 편하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 ‘나에서 우리(가족)로’ 확장했던 것처럼 이제 ‘우리(가족)에서 모두로’ 소통의 창구를 넓히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을 불편해 하는 사람들도, 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다가가기 위해 ‘가족’에서 ‘약속’으로 발돋움 하는 것”이라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또 하나의 가족’들의 힘으로 제작에 성공했던 것처럼 이제는 10만명, 100만명이 넘는 관객들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도록 다가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약속>은 민감한 소재 탓에 투자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굿펀딩’과 ‘제작두레’를 통해 6800여명이 참여해 2억8000여만원의 제작비를 모았다. 현재 개봉을 위한 제작두레와 개인투자가 진행 중이다.
한편, <또 하나의 약속>은 지난 10월 제18회 부산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전회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영화에는 박철민, 김규리, 윤유선, 박희정, 유세형, 이경영이 출연하며 ‘용의자 X’ 각본을 쓴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 하나의 약속’ 공식 사이트 바로가기)
‣ ‘또 하나의 약속’ 메이킹 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