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 식물법’ VS 野 ‘그리운 날치기 추억’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국회선진화법 재검토 카드를 다시 꺼내들면서 국회 보이콧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국회선진화법 공약으로 표를 얻어 놓고 이제 와서 ‘날치기’로 회귀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과 관련,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민생안정 법안 상당수를 야당은 부자 대 서민이라는 진영논리를 앞세워 반대하고 있고 이대로 가면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필수 법안은 처리되지 못해 경제 민생 살리기가 어려워진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악용을 막기 위해 제도 수정 보완이 필요해 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위헌심판 헌법소원 등의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안도 준비하고 있다”며 “국민과 함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학계 시민사회와 공론화해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새누리당은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국회의장의 법안 직권상정을 원천봉쇄하고, 쟁점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키 위해서는 재적의원 3/5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국회법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국회에서의 날치기 법안처리를 막는다는 취지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주요 법안 처리가 늦어질 때 마다 여당 내에서 폐지론이 고개를 들었다.
여당의 재검토 소식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불리할 것 같으니 국회선진화법을 당론으로 채택하더니 이제는 거추장스러우니 버리겠다고 한다”며 “국회선진화법이 우리나라에 적합한지 아닌지 제대로 시행이나 해보고 말하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경제가 어렵고 경제 관련법과 민생법이 산적해 있는데 국회는 선진화법을 핑계로 밖에 나가서 들어오지도 않고 모든 것을 보이콧 하고 있다”며 “국회가 이렇게 식물상태로 가서는 안 되는데 그 방법이 선진화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과거에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시급한 법안에 대해서는 통과를 시켜서 경제가 돌아갔다”며 “단지 이 모습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국회의원 스스로도 부끄러워 이 법을 만들었더니 발목을 잡아 아무것도 못하도록 만드는 국회가 돼 버렸다”고 야당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재검토가 야당의 ‘압박용’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 법을 만든 지 1년이 조금 지났는데 이를 폐기하고 헌법재판소에 간다든지 하는 것이 잘못된 줄 알지만 민주당은 계속 떼만 쓰고 있다”며 “하도 답답해 국민들께 하소연하는 것으로 검토해서 조건이 되면 위헌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이 법은 18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이 주도적으로 발의해 야당을 설득했던 법”이라며 “당시 총선 때 자신들이 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이제 다수당이 되니까 날치기의 추억이 그리운 것 같다”고 비난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여당의 ‘민생 발목잡기’ 비판에 대해서도 “민생 법안에 대해서는 심의를 계속 해오고 있다. 특검이 중요하긴 하지만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을 생각이 없다”며 “여야 입장이 다른 법안에 대해 여당이 민생법안인데 볼모로 잡고 있다는 식으로 공세를 하는 부분들은 단호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