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역사운동 뼈대, 韓집단의식 교정

박노자 “韓 반제국주의·반항적 집단심성 뉴라이트에 큰 장애물”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가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뉴라이트 교과서’와 관련, 뉴라이트가 교학사 교과서를 내놓으며 역사교육의 국가주의적·자본주의적 편향을 심화시키는 것에 대해 ‘한국인의 반제국주의적·반항적 집단심성이 가장 큰 장애물’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일 박노자 교수는 <한겨레>에 ‘뉴라이트들의 역사 : 출세주의와 굴종의 교과서!’ 라는 제하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뉴라이트 식의 역사왜곡에는 아주 철저한 논리가 관철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일제 등 외세의 침략에 대한 피해의식이 아직도 강한 한국인으로서는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될 프린스턴대학의 총장 윌슨 등의 미국 유력자들에게 아부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는 도미 시절의 이승만, 만주군 시절의 박정희보다는 이승만이 경멸한 장인환이나 안중근이 훨씬 더 존경스럽다”며 “그들이 ‘살인자’라서라기 보다는 장기투옥이나 사형을 각오하면서 단행한 그들의 행위는 궁극적으로 살신성인에 해당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다음카페(박노자와 대한민국)'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 ⓒ'다음카페(박노자와 대한민국)'

그는 이어 “마찬가지로 이승만보다 4·19 때 총탄에 맞을 위험을 무릅쓰고 이승만 독재의 악몽을 끝내려는 일념으로 자신만이 아닌 모두들의 행복을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학생들은 더 많은 존경을 받는다”며 “애타적 정신이 담긴 집단행동 말고 외세에의 굴종과 독재로 얼룩진 역사를 바로잡을 방법이란 없다는 것을 다수의 한국인이 경험적으로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고 집단 심성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같은 한국인의 집단의식을 ‘교정’하려는 것이 뉴라이트 역사운동의 뼈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은 ‘민족주의와의 투쟁’이라는 미명하에 민족주의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그 어떤 대타적이며 반항적인 연대의식도 부정하고 원자화된 개인들의 체제 순응과 출세를 위한 분투를 새로운 대한민국의 이상으로 삼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반제 민족투쟁뿐만 아니라 계급투쟁이나 여성해방 투쟁, 반전투쟁도 똑같이 무용지물로 취급한다”며 “퀘이커 함석헌(1901~1989, 월남 퀘이커 교도)은 민족주의자라기보다 차라리 세계주의자였지만 한국 지식인으로서는 매우 드물게 베트남 파병을 반대하고 제자들의 병역거부를 지지했는데 그가 과연 뉴라이트들에게 평가를 받을 일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교수는 뉴라이트의 이상에 대해 국가와 자본의 틀 안에서 ‘합리적인’ 출세와 치부를 꿈꾸는 자본가형 인간이라고 규정했다. 그렇기에 이들은 ‘민족’뿐만 아니라 가정 이외의 모든 집단 내지 타자들은 단지 이용 대상에 불과하다는 것.

박 교수는 그러나 그들의 부를 지켜주고 그의 성공을 보장해줄 국가에는 철저하게 순종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신시대의 전체주의 국가라 해도 상관없다. 이 국가의 맨 꼭대기에 히로히토가 있든 노망이 든 ‘박사님’이 있든 상관없다”며 “외세든 무엇이든 노동자를 착취할 ‘자유’를 빼앗을지도 모를 빨갱이만 막아주면 다 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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