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어리석은 결정…문화 동맥 자른 심각한 일”
‘천안함 좌초설’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상영 이틀 만에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영화계가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상영 중단 사태는 ‘천안함 프로젝트’에 국한되지 않는 문화계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영화인회의,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12개 영화인 단체는 9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 중단은 한국 영화계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이같이 규탄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지난 5일 전국 33개 상영관에서 개봉 했지만 개봉 이틀째인 6일 메가박스 측은 일방적으로 상영 중단을 통보했다.
제작사 (주)아우라픽쳐스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일부 보수단체들의 강력한 항의로 인해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영화 상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어떤 단체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화 제작을 맡은 정지영 감독은 “메가박스가 왜 이런 어리석은 결정을했는지 안타깝다”며 “(상영 중단이)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는 판단을 못했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어 “메가박스 측은 (영화)재상영을 결정해야하고, 어떤 단체가 압력을 가했는지 밝히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백승우 감독은 “두 가지를 묻고 싶다”며 “세상에는 수많은 편견과 의견이 있고 여기에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왜 이 사안에 대해서는 종교 이상의 믿음을 강요하는지 묻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 영화는 법원에서도 제작의 진정성을 확인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법적 방법을 통해 무엇을 강요하고 싶은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천안함 사건의 군 관계자들과 유족들은 ‘(영화가)사실을 왜곡하고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법원에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 영화는 천안함이 침몰한 이유에 대해 다른 가능성들을 토론해 볼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뿐이므로 거짓을 말했다고 결론지을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백승우 감독은 ‘go발 뉴스’에 “‘천안함 프로젝트’를 만든 취지가 오늘 이 모습”이라며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과 진실추적을 위한 소통의 필요성 역설한 영화 내용을 이렇게 데자뷰처럼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개탄했다.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도 “문화 민주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문화가 피처럼 흐르고 있었다. (영화 상영중단은) 이런 동맥을 자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메가박스 측에 압력을 가한 보수단체의 이름을 밝히고 수사당국에 고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문화관광부에 <천안함 프로젝트>의 재상영 추진에 행정력을 발휘할 것도 주문했다.
한국 영화계 각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영화인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향후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9.9 ‘데일리 고발뉴스’ “<천안함 프로젝트>상영중지 파문” (08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