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정부비판’이 정치 편향?…“슬픈 코메디”
고려대학교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강연이 열릴 예정이었던 ‘4·18 기념관’의 대관을 취소해 논란이 거세다. 대학의 강연회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상아탑마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5일 고려대 학생지원부는 강연을 주최하는 학생회 측에 ‘정치적 편향성’을 이유로 들며 강연장 취소를 4일 통보했다. 고려대는 지난 주 대관 신청 당시 강연 주제와 강사를 학생회 측으로부터 확인한 후 승인을 낸 바 있다.
고려대와 서울대·이화여대 학생회가 주최하는 ‘국정원 사건을 통해 진실과 정의를 말하다’ 강연회에는 표 전 교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박주민 변호사가 연단에 설 예정이었다.
강연 취소 소식에 표 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고대생들은 ‘완전한 중립’이 아닌 강의를 들으면 선동되고 오염되는 ‘정치·사상적 어린이’들인가”라며 “지난 1월 경북대 강의와 대전 모 대학 강의 때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경찰대학생이던 80년대 정복 입고 고대 앞에 가면 ‘짭새다’라며 긴장이 조성됐었죠. 지금 고대 학생들이 강의해 달라해서 가려하니 대학에서 ‘정부 비판’이라는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아 못 오게 하네요. 슬픈 코메디”라고 게시했다.
이와 관련, SNS에서는 고려대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는 “고려대는 점점 구려지고 있구나. 표 전 교수의 강연조차 할 수 없는 수꼴의 사소한 사설강습소가 된 것인가. 이명박이 대통령된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가? 가당치도 않다. 하는 꼬라지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고려대 법학과 출신인 이재화 변호사는 “고려대 왜 이 지경인가?”라고 질타하며 “오늘부터 교우회비 안 낸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진애 전 국회의원도 해당 기사를 링크하며 “고대 졸업생들이 고개를 못 들겠다네요, 참!”이라고 비난했고, 미디어몽구도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가 성남시청에서 ‘참말과 거짓말’ 주제로 강연을 하는군요. 정치적 편향 이유로 표 전 교수 강연을 불허한 고려대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지난 4월 덕성여대에서도 민감한 인사들의 강연회가 취소된 바 있어 일각에선 대학들이 권력에 대한 ‘셀프 눈치보기’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당시 덕성여대는 표 전 교수,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여하는 ‘진보 2013’이라는 강연회가 정치활동이라며 대관을 불허한 바 있고, 대구교대는 6월에 학생 활동과 무관하다며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서해성 교수의 ‘5·18 광주항쟁 특별강좌’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표창원 전 교수는 ‘데일리 고발뉴스’에 “지성인인 대학생들을 유치원생처럼 과보호하는, 강사 한명 한명에 대한 제재를 학교 측에서 한다든지 이런 태도들이 결코 대학적인 태도라고 볼 수는 없다”며 꼬집었다.
한편, 9일 열릴 예정이었던 고려대 특강은 학교 측의 허가와 관계없는 학생회관 앞 민주 광장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 9.5 ‘데일리 고발뉴스’ “고려대, 표창원 시국강연 대관거절..파문” (08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