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국정원 사건, 21세기형 쿠데타…진실규명 위해 시민도리 다할 것”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엄중했고, ‘12‧19 부정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어느 때 보다 거셌다.
28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진선미 민주당 의원, 박주민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국정원 사건 국민 설명회’ 현장에는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국정원의 대선개입에 의한 국민 기본권 훼손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다.
이날 ‘길거리 강연’의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박주민 변호사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전모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며 “국정원은 명백히 심리조작 등의 행위를 벌여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특정후보의 당선을 도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민의 종인 국정원이 그 종을 부리는 국민을 심리적으로 조정한 것”이라면서 “어떻게 종이 그 종을 부리는 국민을 조정하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시민들은 박수로 공감을 표했다.
또한 국정조사와 관련 “짜고 치지 못하도록 국민이 지켜봐야 한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그 진실을 밝히는데 2년 5개월이 걸렸다”면서 “국정원 사건이 그 보다 더 걸린다 할지라도 유야무야 넘어가지 못하도록 함께 지켜보자. 지겹고 힘든 길에 ‘민변’이 함께 하겠다”고 말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민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수사결과가 요약된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국정원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도왔다.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시민들의 박수와 함성소리는 더욱 커졌다. 진선미 의원이 등장하자 시민들은 그의이름을 연호하며 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진 의원은 국정원 댓글공작 범죄일람표를 소개하며 강연을 풀어갔다. 발언이 끝날 때까지 진 의원의 목소리는 분노로 떨렸고, 그 떨림은 고스란히 그 자리에 함께한 시민들에게로 전해졌다. 진 의원은 “국정원이 대북심리를 위해 달았다는 댓글을 읽어주겠다”며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댓글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 만세’,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사랑합니다’ 등 MB정권을 옹호하는 등의 댓글들이 소개되자 곳곳에서는 “세상에”, “어이없어”라는 반응과 함께 조소가 터져나왔다.
진 의원은 이어 “국정원 사건의 전모가 명명백백 밝혀질 수 있도록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압력을 행사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면서 “‘침묵의 카르텔’의 힘은 너무나 막강하다”면서 “그럼에도 이 모든 일을 분명 이뤄 나갈 것이다. 함께가자”며 시민들이 끝까지 국정원 사건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발언 도중 음향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진행에 차질이 생기자 한 시민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자고 제안했고 참석한 시민들은 이에 동참했다.
마지막 발언자로 표창원 교수가 등장하자 촛불집회 현장은 더욱 뜨거워졌다.
표 전 교수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사이버 전쟁과 심리전을 이용해 권력을 찬탈하는 21세기형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그러고는 “국정원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시민의 도리를 다 하겠다”고 밝혀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또 길거리 강연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을 향해 “저 양지 권력 국정원의 절대 반지를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안 가시고 힘든 민주 시민의 자리에 오신 걸 후회하시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아니오”라고 답했다. 하나 된 시민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강연을 마친 표 전 교수는 진선미 의원과 가수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를 부르고 홀로 강산에의 ‘넌 할 수 있어’를 열창해 시민의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한편, ‘길거리 강연’에 이어 참여연대, 민변, 민주노총 등 209개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첫 대규모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5000명(경찰 추산 2000명)의 시민이 참석, 국정원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난 21일 이후 가장 많은 참석자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