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전국 대학 동시다발…매카시즘 일환”
덕성여대 측의 강연 불허로 논란을 일으킨 ‘진보 2013’ 강연이 학내 반대 학생들과 학교 측의 강경한 통제에도 장소만 변경한 채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에 강연자로 나선 진보 인사들은 “대학생의 정치활동 금지 학칙 적용은 유신시대로의 회귀와 닮았다”, “매카시즘의 일환이다” 등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덕성여대 총학생회, 청년미래교육원 등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덕성여대 인근 카페와 호프집에서 ‘진보 2013’ 강연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앞서 덕성여대 측은 ‘진보 2013’의 강연회에 대해 ‘정치활동금지’ 학칙을 명분으로 불허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덕성여대 측은 3일 공식 입장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불안감과 학습 분위기 분열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며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행사의 교내 개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강연회 첫날인 5일, 학교 측은 출입문을 폐쇄하고 외부인 출입을 학생증 등으로 확인하며 통제하는 등 강연회 개최를 적극적으로 막았다.
또한, 총학생회 행사에 반대하는 덕성여대 학생 80여명은 이날 오후 4시부터 학교 정문 앞에 모여 “학내에서 진보 2013 강연 반대합니다. 취재거부”, “종북 2013 반대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첫날 강연자로 나선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은 학교 측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덕성여대 대학본부가 대학생의 정치활동 금지 학칙을 적용하는 것은 유신시대로의 회귀와 닮았다”고 비판했고, 이튿날 강연을 한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은 “덕성여대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다발로 일어나는 일”이라며 “매카시즘의 일환”이라고 힐난했다.
이번 강연에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김재연‧이상규 의원,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등이 강사로 연단에 섰다.
한편, ‘진보 2013’은 개최 전부터 총학생회와 재학생들 간의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덕성여대 운현방송국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총학이 작년부터 계속 반값등록금 문제 등에 열심히 시위했다. 그런데 점점 정치적 성향이 들어 가더라”며 “지난 대선 때도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식의 게시글로 반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총학이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에 가입되어 있는데 통합진보당과 관련이 많다는 소리가 계속 들려 학생들 반발이 심했던 것 같다”며 “재학생들과의 의견 조율을 위해 토론회 등도 열었지만 한계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학생들 중에는 이정희 대표를 연단에 세우지 말자는 서명이나 한대련 탈퇴 서명을 강의 시간에 돌리기도 했다. 익명게시판에도 반대의견들이 많았다”며 학교 측의 방침에 대해 “지금까지 열렸던 강연회는 그렇지 않았는데 학교에서도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그만큼 이견이 많이 일어났던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총학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곪았던 것이 터져 재학생들이 행동으로 옮긴 것 같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NS에서도 “덕성여대 학생들이 반대하는 부분이 있는 건 맞습니다. 게시판에서도 한창 논쟁이 있었구요. 다수의 학생들이 진보2013 전체를 문제 삼기보단 이정희씨의 강연 불허와 한대련 탈퇴를 총학에 요구중입니다”(mia*****) 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한 트위터리안(mij*****)은 “학생들 사이에서 충분히 논쟁거리가 될 수는 있습니다. 단 학교 측에서 학생들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학생들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비민주적인 행위죠. 반대측 의사가 있었다면 찬성측 의사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라는 글을 게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