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2013년 광복, 잃어버린 민주주의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 국정운영 최고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날 박 대통령의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는 국정원 사태를 비롯,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조차 나오지 않아 야권의 비난이 거세다.
박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북‧대일 메시지와 함께 건국 이후 경제발전의 성과를 강조했다. 또한 “과거부터 지속되어 온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를 바로 잡겠다”면서 ‘헌법적 가치와 법질서가 존중되는 사회’, ‘모든 경제 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풍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한 “앞으로는 경제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때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를 믿고 다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말도 전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경축사와 관련 야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이 빠진 국내 현안 발언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경축사 직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말씀을 빼놓으셨다”면서 “박 대통령은 산업화 성과를 일일이 열거하면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은 피해갔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수립 65주년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를 우리가 지향하는 핵심가치로 헌법에 담아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이야말로 오늘의 번영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던 첫 걸음이었다”는 말을 제외하면 민주주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배재정 대변인은 이와 관련 “국정원 불법 대선‧정치개입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국민들의 정당한 권리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경축사에서는 엄중한 정국 상황을 풀어갈 소통과 상생의 리더십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국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한 입장과 해법을 기대했지만 빠져 있다”면서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안이한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고 전했다.
배 대변인은 또 “일제에 빼앗겼던 땅과 주권을 되찾은 것이 1945년의 광복이었다면, 2013년 대한민국의 광복은 잃어버린 민주주의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민생을 회복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이 진정으로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와 더불어 세제개편안, 경제민주화, 민생고에 대한 언급이 빠진 점도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현재 단연 가장 큰 국민적 관심사는 국정원의 대선개입의혹과 민주주의가 훼손‧능멸당한 문제”라면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어떻게 관여했는가 전모를 밝힐 것,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책임지라는 목소리가 촛불로 다시 광장에 나왔다”고 강조했다.
홍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이번 경축사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한마디도 없다”면서 “국민들의 심경이 허탈 그 자체다. 오죽하면 경축식 직전에 시민들이 직접 대통령의 입장을 듣겠다고 찾아갔겠는가”라고 반문하며 “그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