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A 긴조 신지 “방사능 오염 지하수, 급속히 태평양으로 흘러들어”
후쿠시마 원전 내 지하수에서 허용치의 수백만배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방사능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 공영방송 BBC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심각한 ‘위험’을 흘려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5일(현지시간) BBC 인터넷판은 지난 달 31일 도쿄전력이 밝힌 지하수 오염실태를 언급하며 “후쿠시마 원전에서 매일 뽑아 들이는 냉각수의 양이 400톤에 이르고 이 냉각수가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채 (깨진)지하갱도를 통해 흘러나간다”고 밝혔다. (☞ BBC 기사원문 보러가기)
일본원자력규제위원회(NRA) 대책팀장 긴조 신지는 “냉각수를 운반하는 지하갱도가 깨져 구멍이 난 지 오래”라며 “이것은 곧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의 상당량이 급속하게 태평양으로 흘러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도쿄전력의 안보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달 31일 처음으로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도쿄전력은 사고가 난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약 20조~40조의 삼중수소가 바다로 흘러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이제부터 매일 100톤에 이르는 오염수를 펌프로 뽑아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도쿄전력은 “원자로 2호기 쪽 수직갱도에서 채취한 물에서 최대 9억5천만 베크렐(㏃)의 세슘과 최대 5억2천만 베크렐의 삼중수소 등이, 3호기 쪽 수직갱도에서는 최대 3천900만 베크렐의 세슘과 최대 3천400만 베크렐의 삼중수소 등이 각각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가 정한 세슘-134와 세슘-137의 법정 안전기준치인 리터당 각 60 베크렐, 90 베크렐에 비하면 안전기준의 수백만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도쿄전력이 밝힌 이같은 대책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긴조 신지는 <로이터통신>에 “오염된 지하수가 지하 장벽을 뚫고 표면 쪽으로 올라와 방사능 유출 법정 기준치를 넘어섰다”며 “도쿄 전력(TEPCO)에서 계획한 대책은 일시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내 핵감시기구가 밝힌 대로 후쿠시마 원전의 지하갱도에 구멍이 나 오염된 냉각수가 바다로 흘러들었다면 이 냉각수는 낮은 곳으로 흘러갔을 것이고, 그렇게 지표면에 도달하게 되면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고 초반 몇 주간 도쿄 전력이 수 만 톤의 오염수를 태평양 바다에 버리는 것을 허락했다. 하지만 이후 어부 등 이웃 도시 주민들의 거센 비난으로 오염수를 방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한편, 삼중수소는 감마선이 아닌 저에너지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방사성 검출의 요인으로 활용된다. 주로 호흡기와 피부를 통해 인체에 흡수된 삼중수소는 베타선을 지속적으로 방출해 인체 내부를 피폭시켜 방사성 장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