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권에서 원세훈으로 국가정보원 원장이 바뀐 이후, 2007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짜깁기 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24일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기관보고를 위한 특위 전체회의에서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현 주중대사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때 대화록 내용을 짜깁기해 청와대에 요약보고 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는 지난 12월 10일 권 대사와 한 월간지의 H모 기자가 나눈 대화가 담겨있다.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권 대사는 “NLL 관련된 얘기를 해야 하는데…(중략)…자료 구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건 역풍가능성…(중략)…그냥 컨틴전시 플랜”이라고 말했다.

▲ 권영세 주중대사 ⓒ'SBS'

권 대사는 “근데 지금 소스가 청와대 아니면 국정원 아닙니까. 그래서 그걸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까고…”라며 “전해들은 얘기라고…가지고 쓸 수가 없겠지만 만약 이게 문서 뒷받침이 된다면 엄청난 얘기지”라고 말했다.

H모 기자가 “이번에 되시면 바로 저희한테 주세요”라고 하자 권 대사는 “언론을 통해서는 안할거야 아마. 정상회담록 공개하는 과정에서 7년(2007년)에 정상들이 도대체 가서 뭔 얘기를 하고 앉아 있는 거였는지…그 때 가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데 국정원에서는 그 때는 MB 정부…원세훈으로 원장 바뀐 이후로 기억을 하는데 내용을 다시 끼워 맞췄거든요, 아마 그 내용을 가지고 청와대에 보고를…요약 보고를 한 거지, 요약보고를 한 건데 그걸 이제 아마 어떤 경로로 정문헌한테로 갔는데…”라고 언급한 것으로 돼 있다.

정문헌 의원은 새누리당 친이계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 취지 발언을 했다고 최초로 의혹을 제기했던 의원이다.

▲ 박범계 민주당 의원 ⓒ'박범계의원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댓글을 통한 국정원의 여론조작 사건과 시발점으로 대화록 유출 사태를 일란성 쌍둥이로 규정한다”라며 “정권유지와 장기집권을 꾀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선거 제도를 무력화하고 정권 교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한 것으로 컨틴전시 플랜 시나리오 공화국”이라고 비꼬았다.

박 의원이 녹취록 공개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자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권성동 의원은 “NLL 대화록 폐기 사건과 관련된 질의는 국정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런 발언을 위원장이 제지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유감이다”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전했다.

권 의원은 “관계없는 질의가 나오면 의사 진행을 중단해야 한다”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회의를 통해 국정조사를 할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