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안철수 ‘文 지지발언’ 왜곡보도

‘정치독립선언’ 규정…한겨레 기자 “이간질 그만두라”

3일 안철수 전 후보가 캠프 해단식에 참석해 대선후보 사퇴 열흘만에 공식 메시지를 내놨다. 안 전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도 “지금 대선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현 대선정국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함께 내놨다.

4일자 조간신문들은 안 전 후보의 발언을 대부분 1면 머리기사로 실으며 비중있게 다뤘다. 하지만 유독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이하 조중동)는 안 전 후보의 '문재인 지지발언'은 축소한 채 독자행보와 거리두기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4일자 조중동의 보도태도를 분석했다.

文 지지발언 축소, 독자행보 부각

중앙일보의 경우 1면 기사에서 <안, 문 지지보다 독자행보에 무게>라는 제목을 사용하며 “당장 문 후보 지원에 나서지 않고 앞으로 또다시 지원 방식을 발표하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겠다는 것은 결국 ‘안철수 식 독자 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도 비쳤다”고 해설했다.

조선일보는 신문 1면 <安의 文지지, 한발짝도 더 안나갔다>, 3면 <安, 8분 중 文지원 발언은 20초뿐… 나머진 자기 갈 길만 말했다>라는 제목을 사용하며 안 전 후보의 자기행보에 집중했다. 문 후보 지지의사 표명에 대해서는 “사퇴 회견 재언급에 그쳤다고”고 평가절하했다.

동아일보는 최종판 1면에서 <安 “끝이 아닌 시작” 차차기 출정식?>이란 제목을 사용하며 독자행보에 주목했다. 3면에서도 △<安 “새정치 담대한 정진”… 화끈한 文 밀어주기는 없었다> △<안철수, 5년 뒤 겨냥 정치독립선언> △<연대보다 홀로서기 강조 대선후 정계개편 노린듯>이라는 제목을 통해 안철수 후보가 ‘홀로서기’에 나섰다고 사실상 규정했다.

두 차례 지지의사 추가 언급…조중동은 축소, 생략

기사 제목에서 ‘독자행보’를 규정했던 조중동은 안 전 후보의 해단식 발언 후 유민영 대변인이 “△어떤 조건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번 더 밝힌 것 △사퇴 선언에서 더 나아가 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단일후보로서 문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 △돕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셨고, 조만간 결정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부분은 제목 대신 기사 본문에서만 간단히 다뤘다.

또한 안철수 후보가 밤 9시경 자신의 트위터(‏@cheolsoo0919)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단일후보인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라고 말한 부분도 한겨레신문은 1면 메인기사에서 언급한 반면 조중동은 한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겨레신문 기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조중동의 보도행태를 비판했다. 허재현‏ 기자(@welovehani)는 “조중동은 이제 이간질 그만하시라”고 비판했다. 정수장학회 녹취록을 보도했던 최성진‏ 기자(@csj2007)는 “조중동은 자신들의 ‘해석’을 1면 제목으로 뽑았습니다”라며 보도태도를 꼬집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유민지 활동가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유민영 대변인이 분명하게 문재인 후보 지지를 밝혔음에도 (조중동은) 지지하지 않은 듯한 제목을 뽑았다”며 “안 후보를 지지하는 부동층의 움직임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기사를 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일자 조간신문 1면 사진. 조중동은 사실을 누락한 채 안철수 전 후보의 독자행보에 초점을 맞췄다. ⓒ 한겨레 최성진 기자 트위터(@csj2007)
4일자 조간신문 1면 사진. 조중동은 사실을 누락한 채 안철수 전 후보의 독자행보에 초점을 맞췄다. ⓒ 한겨레 최성진 기자 트위터(@csj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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