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지지자 상처입혀”… 생채기 보도 ‘주력’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에서 14일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야권단일화 규칙 협상이 하루만에 중단됐다. 대부분의 방송과 신문이 ‘협상 중단’ 사실에 초점을 맞춰 보도를 한 가운데 유독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이하 조중동)는 두 후보간의 대립구도를 강조하는 신문편집을 보였다. 15일자 조중동의 보도를 분석했다.
‘불신의 늪, 배신자, 인신공격’,
갈등 강조하는 편집태도
조중동, 한겨레신문 등 주요 일간지 대부분이 야권단일화 협상 중단 소식을 15일자 신문 1면 메인기사로 실었다. 한겨레, 경향신문은 ‘단일화 협상, 잠정중단’이라는 1면 제목과 함께 양측 단일화 협상이 무산된 원인과 이후 전망에 대해 주로 분석했다.
반면 조중동은 1면 메인기사에서 “겉과 속 다른 文측, 신뢰 파괴 度 넘었다”<조선일보>, 文-安 단일화 ‘불신의 늪’에 빠지다<동아일보>, 상처입은 단일화<중앙일보> 등 양측의 갈등을 강조하는 제목들을 사용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도 <조선일보>는 △배신자 △협박 △문자 대량살포 △마타도어(흑색선전) △인신공격이라는 표현을, <동아일보>는 △반칙 △싸움의 기술 △조직적 세몰이 등의 단어를 제목으로 사용하며 양측의 충돌을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두 후보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양측의 반목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시사IN 고재열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dogsul)에서 “오늘자 조선일보에는 예상대로 안과 문이 등 돌린 사진 실렸네요”라며 “무난한 단일화든 험난한 단일화든, 단일화 프레임을 극복 못했다는 것이 박근혜-조중동의 숙제인 듯”이라고 비판했다.
‘폭로전’, ‘구태정치’ 낙인 찍기
기사 내용에서도 세 신문은 ‘협상 잠정 중단’을 양측의 ‘폭로전, 구태정치’로 규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2면에서 “安측이 주장하는 文측의 조직동원 마타도어(흑색선전) 실태”라는 부제와 함께 “문 후보 측이 △도 넘은 흑색선전 △조직동원 구태정치 △인신공격 △지역감정 자극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3면 메인기사에서 최근 안철수 후보 양보론이 등장한 것에 대해 “노무현계가 안철수 고사작전에 나섰다”는 분석을 인용하며 갈등을 친노 대 안 캠프로 확장했다. <동아일보> 역시 “여론조사 문자 유포 △협상팀원 인신공격 △사견 발표 금지 합의 위반” 등 문 후보 측이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는 내용을 주로 다루면서 갈등을 '폭로전' 양상으로 묘사했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언론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유민지 활동가는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다루는 조중동의 방식이 양측 지지자들의 분노와 상처를 일으키고 있다”며 “둘의 갈등을 부각시켜 안 후보와 문 후보 모두에게 생채기를 내는 형태의 보도”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