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의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퇴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동물의 사체 일부를 잘라오는 조건으로 포상금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연합뉴스>는 충북 보은군이 지난달부터 고라니를 잡는 엽사에게 1마리당 5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붙잡은 고라니의 양쪽 귀를 모두 잘라와야 돈을 내주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한 달 동안 이 지역서 붙잡힌 고라니는 모두 290마리로 포상금으로만 1천450만원이 지급됐다. 보은군청의 담당 공무원은 “지난달 농가 20곳에 피해를 줄 정도로 고라니의 개체수가 늘어 집중 퇴치에 나선 것”이라며 “사진 등 증빙자료로 받을 경우 조작 가능성이 커 고민 끝에 귀를 잘라 입증하도록 했다”고 <연합>에 말했다.

옥천군도 지난달 7일부터 고라니와 멧돼지를 각각 4만원, 8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보은군청과 마찬가지로 포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고라니는 양쪽 귀를, 멧돼지는 꼬리를 잘라 제출해야 한다.

옥천군은 한 달 새 고라니 366마리와 멧돼지 3마리를 잡았다. 매일 13마리가 넘는 고라니와 멧돼지가 엽사들의 총에 맞아 죽은 셈이다.

▲ ⓒ네이버(Sys****)

그러나 군의 이같은 포상 방식에 대해 엽사들은 혐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옥천군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으로 활동 중인 엽사 김모씨(44)는 <연합>에 “아무리 죽은 동물이라 하더라도 귀나 꼬리를 자르는 게 두 번 살생하는 기분”이라며 “혐오감을 주는 포상금 지급방식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유해동물이지만 방법이 잔인하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한 네티즌(cal****)은 “유해동물도 살아있는 생명인데 두 번 죽이는 것 같다”며 “유해동물 개체수가 늘었다면 당연히 조절을 해야겠지만 다른방법으로 증명할 수는 없나?”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동물 사체 일부를 자르는 행위는 혐오스러운 짓. 동물도 보호될 권리가 있으니 농가에 동물이 피해를 입히면 보상하도록 해요”(술***), “고통 받는 농민들 생각하면 환경단체 주장은 너무 호사스러운 것 같다”(k**), “일본사람들이 조선인 귀나 코를 잘라 가져간 것 하고 뭐가 다른가. 잔인하다”(요술****), “유해동물 잡거나 개체수 관리라는 건 이해하겠는데 꼭 증명 방법이 그래야 하나?”(라미**) 등의 다양한 반응이 잇따랐다.

한편, 3일 동물학대 영상물의 유포 금지, 동물운송규정의 의무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동물학대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고 관련 영상물을 유포한 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케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또 운송과정에서 동물이 고통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동물운송자의 준수사항을 의무화하고 위반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