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비하‧5‧18왜곡‧전교조 폄훼까지’ 심각
국가정보원이 인터넷 사이트에 전라도 등 특정 지역을 비하하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오마이뉴스>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정보국 요원들이 남긴 게시글 1977건과 찬반 클릭 1711건이 수록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범죄일람표’ 전문이 공개된 이후 네티즌들이 ‘오늘의 유머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의 정치관여’ 항목에 포함된 국정원 요원의 글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댓글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일람표에는 ‘홍어 종자 절라디언들은 죽여버려야 한다’ 등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에 게시된 글이 나오는데, 검찰 수사 결과 이 글들은 국정원 요원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디 ‘좌익효수’는 약 3000여 개의 댓글을 달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등 기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난 내용 외에도 “아따 전(두환) 장군께서 확 밀어버리셨어야 하는디 아따” “아따 절라디언들 전부 *져버려야 한당께”같이 전라도를 비하하거나 “아는 사람들은 다 알잖아…간첩들이 폭동 일으켰다는 거” “절라디언 폭도들을 남겨둔 역사의 과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등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있었다.
해당 아이디의 국정원 요원은 전교조에 대해서도 비난을 쏟아 부었다.
“빨갱이 전교조는 체벌금지로 대한민국의 혼란을 획책하고 있는 거예요…그래야 적화통일이 가까워지니까요” “민주노총·전교조·민노당 소속 애들 집에 가서 댓글 열 개 씩 달고 잔다…그렇게 생활하는 애들이 상근자들만 3000여 명 된다…낮에 사무실에서 댓글 질을 하라고 독려한다. 이렇게 활동하는 애들만 1000명…댓글 하나당 500원 씩 받고”라며 왜곡된 사실을 올리기도 했다.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을 쓴 사실도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아이디 ‘좌익효수’는 민주당 등 야당 여성 의원들이나 ‘소셜테이너’로 불리는 여성 연예인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한명숙 민주당 의원 사진에는 “빨갱이 걸레* 사진을 왜 걸어 놓으신 거죠”라는 댓글을 남겼고 이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소셜테이너로 이름을 알린 배우 김여진 씨 등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 송선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오마이뉴스>에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들이 5·18을 깎아내려 논란이 일었는데, 국정원 요원이 일베 회원들과 똑같은 어휘를 쓰면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댓글을 썼다는 사실에 놀랍다”며 “국정원이 일베처럼 굴었다는 것 아닌가”라며 통탄했다.
그러면서 “간첩 신고한 일베 회원을 초청한 일에 이어 댓글까지 단 국정원이 혹시 ‘일베 5·18 폄훼 논란’의 배후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지역감정 조장과 관련해서도 사실 여부가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광철 변호사는 “특정지역 비하 댓글에서 ‘전라도’라고 적시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출신 또는 거주민에게도 직접적으로 명예 감정을 훼손하는 범죄적 행위에 해당한다”며 전교조 폄훼와 관련해서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