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영 중인 케이블방송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보조출연자 관리반장이 미성년자 2명 등 보조출연자 3명을 성추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모 케이블방송 드라마 보조출연자인 A(21‧여)씨가 보조출연자 관리반장 B(33)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B씨를 고소해 이를 수사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한 드라마 촬영현장에서 A씨를 불러내 엉덩이와 가슴을 만지고, 짧은 교복 치마를 입은 상태로 ‘엎드려 뻗쳐’를 시킨 뒤 뒤에서 지켜보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또 같은 달 미성년자인 여고생 보조출연자 2명에게 담배 피우는 것에 대해 충고하면서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 얼굴에 입을 맞추라고 강요하는 등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해당 드라마 프로듀서와 B씨 소속사에 이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반장 B씨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출연자들이 흡연하는 것을 충고했을 뿐이고 엉덩이에 묻은 먼지를 한차례 털어준 것뿐”이라며 “그것이 기분이 나빴다면 어쩔 수 없지만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졌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달라 경찰 조사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2009년 단역 배우로 일하던 30대 여성이 보조 출연자 공급업체 반장 등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드라마 보조출연자 처우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위원장은 <세계일보>에 “드라마 촬영 환경 자체가 각종 사건‧사고에 무방비 상태여서 성폭행과 같은 일이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보조출연자들은 용역회사인 기획사가 일을 줘야 촬영장에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불이익을 당할까봐 이의제기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ptim****)은 “몇 년 전에 잠깐 알바를 해봤는데...완전 사람 취급을 안하죠~성폭행도 한두 번 듣는 것도 아니고...밥도 제시간에 안줘서 굶는 경우도 많고 밤새 촬영했는데 돈도 떼이고 어디다 얘기 할 데도 없어서 치사하구 더러워서 그만 뒀었죠”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적었다.

이밖에도 인터넷상에는 “완전 윤창중 따라쟁이 변명하네” (kbwa****), “어느 분야건 윤리의식이 결여된 인간은 매장시켜야”(cari****), “사람이 이성과 본능을 조절 못하면 짐승하고 다를 게 없다”(c935****), “사회 구조적인 문제, 권위적인 보수 정권, 기득 유지 문화를 가진 정권을 창출한 우리의 업보다”(jae6****)라는 등의 의견들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