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NOW’ 공개…“한국교회, 몰상식이 상식 돼가”
교회 신자 성추행 사건으로 삼일교회를 사임한 전병욱 목사가 사임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홍대새교회’를 개척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삼일교회 측은 전 목사의 면직 탄원서를 소속 지방회에 제출했지만 해당 지방회 측이 이를 회피하고 있어 피해 여성을 비롯한 삼일교회 측이 전 목사의 면직을 요구하며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CBS 교계 시사 프로그램 ‘크리스천NOW’는 24일 ‘이슈리포트:전병욱 목사 성추행의 실체’편에서 전병욱 목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성의 증언을 공개했다.
이 피해 여성은 “(전병욱 목사가)옆에 와서 테이블을 짚는 척 하면서 왼손을 음부쪽에 갖다 댔다”면서 “너무 놀라 손을 쳤는데도 엉덩이를 주무르고 옆에 청년들이 보고 있는데도 엉덩이 가운데 골에 손을 순식간에 집어넣고 만졌다”고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전 목사의 성추행 사실은 2010년 봄, 한 피해 여성이 ‘MBC PD수첩’에 이를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그 후 파장이 커지자 전 목사는 2010년 7월 삼일교회 측에 사임서를 제출, 그 해 12월 삼일교회는 전 목사를 사임처리 했다.
그러나 전 목사가 삼일교회를 사임한 지 1년 6개월 만에 ‘홍대새교회’를 개척해 목회를 시작하면서부터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크리스천NOW’에 따르면, 삼일교회 측은 지난달 15일, 전병욱 목사 면직 청원 탄원서를 해당 지방회(평양노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해당 지방회는 산하 운영기구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 목사 면직 청원서를 지방회 운영기구로 내려 보냈다. 운영기구는 또 서류가 미비하다면서 삼일교회 당회로 이를 돌려보냈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해당 안건은 서류제출 시기를 놓쳐 11월 12일에 있었던 임시노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예장합동 평양노회 관계자는 “우리 노회의 규칙과 세칙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 노회는 총회에 소속 돼 있기 때문에 총회의 교단 법에 의해서 움직이며 사회의 여론에 의해 움직이는 노회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해당 지방회의 이런 행태를 두고 전 목사 성추행 사건을 처음 보도한 <뉴스앤조이> 김종희 대표는 “전형적인 패거리 문화”라며 “목사든 노회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절차를 따져 가면서 정의를 죽여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지금 한국교회는 몰상식이 상식이 돼 가고 있다”면서 “그 사람(전 목사)을 보호할 것이 아니라,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한국교회의 신뢰를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반드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조제호 사무처장은 28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목사의 징계는 노회에서 하는 것인데 노회에서 이 문제를 회피하는 것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면서 “노회에서 아예 (관련서류를) 받지 않고 있어 해당 노회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크리스천NOW’의 김동민 PD도 ‘go발뉴스’에 “정기노회는 내년 봄으로 예정이 돼 있고, 올해 안에 임시노회가 한 번 더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 해당 노회의 입장을 들은 바는 없다”면서 “이 문제는 사회적으로 여론이 조성 돼 계속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데도 계속 회피할 의도라면 예상이지만 처리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병욱 목사에 의한 성추행 피해자는 ‘CBS 크리스챤 NOW’에 피해사실을 증언한 여성뿐만이 아니다. 네이버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http://cafe.naver.com/antijeon/174)에는 사건 경위를 비롯한 다른 피해자들의 실제 피해 사례들이 게시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