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네이버 ‘라인’에 지분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해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우리 기업이 일본 정부에 탈취당하는 것을 눈뜨고 지켜볼 셈이냐”고 성토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라인’은 네이버가 13년간 키워온 메신저 서비스로 우리 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오랜 시간 쌓아 올린 성과다. 그런 ‘라인’을 일본 정부가 집어삼키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 사진은 일본 공영방송 NHK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네이버가 지난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라인’은 1억 명이 쓰는 일본 국민 메신저로, 라인야후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말 고객 정보 50여만 건 유출 사태를 이유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검토하라는 내용의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네이버에 라인야후 경영권을 강제로 매각하라는 의미 아니냐고 해석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최근 <네이버 라인, 결국 일본 라인으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용자 정보 유출 문제는 기업의 지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이례적 행정지도’라는 표현을 쓸 정도”라며 “이번 사태는 일본이 국익의 관점에서 내린 조치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현재 네이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필요한 경우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핑계로 삼고 있지만 일본 도모코 기업이 2023년 60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유출하고도 개선책 수용으로 마무리한 것과 대조적”이라며 “사실상 일본 정부가 우리 기업을 집어삼키려고 하는데 우리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의 입장문 발표가 전부”라고 꼬집었다.

이어 “‘동향을 주시하며 필요시 지원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나 할 때가 아니”라며 “수수방관하며 허송세월하다가는 일본 정부에 우리 기업을 뺏길 판임을 모르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은 바라지도 않는다. 일본의 야욕에서 우리 기업을 지켜내는 역할만이라도 제대로 해달라”며 “일본 정부의 네이버 ‘라인’ 탈취 시도에 대해 정부 차원의 신속하고 면밀한 대응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