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평가를 수행한 용역업체에 당초 계약 내용에 포함된 비용-편익분석(B/C) 등 핵심 내용이 빠졌음에도 18억 원이 넘는 준공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1차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용역업체 경동엔지니어링·동해종합기술공사에 준공금 3억7200만 원을 지급했다. 1차 계약 당시 넘긴 선금액 14억8800만 원을 포함하면 모두 18억6천만 원의 금액을 지불했다.

그러나 해당 용역업체의 월간진도보고서에 따르면, 국토부가 2022년 11월 준공비를 지급할 당시 비용-편익분석 일정은 계획보다 약 9개월 뒤인 2023년 5월로 연기된 상태였다. 경제성 분석은 그보다 뒤인 2023년 7월로 밀렸다. 당초 2022년 5월부터 4개월간 진행하기로 했던 교통수요예측 공정은 대폭 늘어져 1년 동안이나 진행됐다.

노컷은 “결국 전반적인 공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문제제기 대신 오히려 준공검사조서와 용역감독조서에 ‘검사 결과 전 용역 대비 100%가 준공되었음을 인정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예정대로 준공비를 전액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노컷은 특히 “여기에 해당 문서들은 발주처에 결재를 받는 공식 행정 절차에 해당하지만, 종이 문서로 제출돼 국토부 ‘미등록 문서’로 분류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2차 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뒤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그때 계약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검토 과정에서 노선이 변경되는 등의 과정을 거칠 경우 그에 따라 새로 공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타당성 평가 1차 용역만 봐도 의혹들이 수두룩하다”며 “국토부 입맛에 맞게 취사선택된 자료공개는 보여주기식 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왜 유독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에만 이런 의혹들이 드러나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진실규명과 사업 정상화를 위해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양평군민 64%가 원안인 양서면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평군 시민단체인 ‘뿌리깊은나무’가 양평군 거주 1,036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13일부터 7월31일까지 18일간 온라인(페이스북 양평이야기, 멤버 17,000명)을 통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에 관한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종점 변경은 ‘잘못된 일이다’가 72%로, ‘잘한 일이다’ 24%보다 48%p 높아 ‘종점 변경’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다.

▲ <이미지 출처=페이스북 페이지 '양평이야기'>

특히 ‘고속도로 건설 논란 결과가 어떻게 되길 바라나’라고 묻자, ‘원안대로 양서면으로 추진’이 64%로, ‘변경된 강상면으로 추진(21%)’ 보다 42%p 높았다.

▲ <이미지 출처=페이스북 페이지 '양평이야기'>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1,036명 중 양평읍 거주 30%, 강상 11%, 강하 3% 등 변경된 강상면 종점 인근 지역이 44%, 양서 16%, 옥천 11%, 서종 7% 등 원안 종점 인근 지역이 34%를 기록했다. 

▲ <이미지 출처=페이스북 페이지 '양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