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29 참사’ 관련 책임을 경찰 지휘부가 아닌 현장 경찰관들에게 돌리고 있어 ‘꼬리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8일 <작심한 尹, ‘서장’ 아닌 ‘현장 경찰관’ 질타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경찰 지휘부에 대한 질타보다 현장에 있던 137명의 일선 경찰관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주로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주재했던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의 비공개 발언에서 “경찰서장이 늦게 왔냐, 빨리 왔냐의 문제가 아니”라면서 “도로 차단조치를 해서, 그 인파들에게 통행공간만 넓혀주면 벌써 이 압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서 내려오려고 하는 사람들의 숨통은 터질 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나가는 사람만 놔두고 이쪽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한 30m, 50m에서 막는 조치, 그거 당연히 했었어야 한다”며 “내가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137명이 못 할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서울경찰청에서 인원이 보강되거나 용산서에서 비상을 걸어 경찰관들이 추가로 오지 않아도 충분히 그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게 도대체 왜 안 이뤄졌는지 저는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며 “현장에 나가 있었지 않나. 112 신고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현장 경찰관들의 대응을 지적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윤 대통령은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할 책임은 어디에 있나. 경찰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참사의 책임을 경찰에 집중시켰다”고 전했다.

관련해 미디어스는 지난 3일 보도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일선 경찰에 책임을 전가하는 꼬리자르기 논란이 한창”이라고 지적하며, 지난 6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논란 당시 이상민 장관의 발언을 되짚었다.

당시 이 장관은 “경찰청 역시 대통령,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의 지휘 라인에 위치하는 있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경찰 지휘 라인을 즉각 경질하고 국정조사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7일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는 “핼러윈 기간 대규모 인파 집중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성을 경고하는 정보보고서가 작성됐지만, 용산서 정보과 지휘부가 묵살한 것이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더구나 참사 후엔 정보과장 주도로 해당 보고서가 삭제됐고, 보고서를 작성한 직원을 회유하려고 한 정황까지 확인됐다”며 “보고서를 뭉개버린 것도 모자라서 보고서의 존재를 은폐하려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짚었다.

그는 “정부의 무대책, 무책임과 자료 제출 거부에 이어 지휘부의 면피를 위해 천인공노할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또한 국민 안전을 총괄하는 부처의 수장인 행안부 장관이 연일 망언을 쏟아내도 자리를 보전하면서 참사 수습 지휘를 한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참사 책임자에 대한 문책을 미루면서 국민의 인내심을 더는 시험하지 말라”며 “행안부 장관과 캠핑갔다는 경찰청장, 퇴근한 서울청장, 뒷짐 진 용산서장 등 경찰 무자격 3인방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특수본의 윗선 수사와 성역 없는 수사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여당에 국정조사를 즉시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