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비어천가’ ‘땡전뉴스’ 소환돼…‘학살자 옹호’ 사과하러 간 尹에 날씨 기사라니
케빈 그레이 영국 서섹스대 국제관계학 교수가 연합뉴스의 ‘윤석열 참배 직후 뜬 무지개’ 기사에 대해 “북한 노동신문 같다”고 말했다.
그레이 교수는 11일 트위터에 연합뉴스의 <윤석열 참배 마치자 5·18묘지에 뜬 무지개>를 공유하고는 이같이 촌평했다. 그는 “북한의 노동신문이 보도한 듯한 남한의 뉴스”라고 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논란과 관련해 광주를 방문한 모습을 전하면서 국립5·18민주묘지의 동쪽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찬양했던 일명 ‘박비어천가’, 전두환 재임 당시 ‘땡전뉴스’ 등이 소환됐다.
TV조선의 ‘형광등 100개 켜놓은 듯한 아우라’와 이데일리의 <朴대통령, 버킹엄궁 들어서자 비 그치고 햇빛 쨍쨍>, 파이낸셜뉴스의 <[취재수첩을 꺼내며] 朴대통령과 날씨> 등이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를 내려주셨다”, “전두환 대통령이 내려주신 하늘에 감사” 등 전두환 정권 당시 ‘땡전뉴스’도 소환됐다.
2007년 6월 KBS <미디어포커스>는 6.10항쟁 20주년 특집 ‘하늘이 내려주신 대통령’ 2부에서 언론의 전두환 찬양과 영웅 만들기를 신랄하게 비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통령께서는 오랜 가뭄 끝에 이 강토에 단비를 내리게 하고 떠나시더니 돌아오시는 오늘은 지루한 장마 끝에 남국의 화사한 햇빛을 안고 귀국하셨습니다”, “단비를 몰고 온 전두환 대통령을 취재하기 위해 미국의 보도진 80여명과 국내 보도진 70여 명의 취재 경쟁이 2월 워싱턴 초겨울 비 추위를 녹였다”, “서울보다도 더 추운 어느 날 오후에 찾아든 우리 대통령의 풍성한 웃음에 팔을 휘저으며 국기를 흔드는 꼬마들은 그만 추위를 잊고 말았다” 등 언론들의 낯 뜨거운 충성 경쟁이 벌어졌다.
변상욱 앵커는 11일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땡전뉴스’를 소개한 뒤 “숱한 목숨을 희생시키고 이런 찬양을 듣는 전두환 씨를 미화했다가 그걸 사과하러 간 윤석열 후보의 참배인데 이때 또 무지개가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변 앵커는 “‘찬반 목소리가 뒤엉킨 5.18 묘지에 발길을 돌리자 무지개가 떴다’(연합뉴스)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며 “혼란만 불러일으켰는데 기자에게 날씨는 그저 날씨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