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의회 산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가 15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한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 <사진=유튜브 캡처, 뉴시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미국 의회 인권위원회가 화상 청문회에서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한 것에 대해 16일 “미국은 일사부재의 원칙도 없나”라고 비판했다.

정세현 부의장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대한민국의 21대 국회에서 재적 300명 중 187명이 찬성해서 통과된 법을 다시 국회가 개정하라는 것은 민주주의 국회 운영 원리 첫번째인 일사부재의 원칙에도 안 맞는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미국은 그걸 할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대한민국의 법 개념으로 그건 안 된다”고 일축했다. 

미국 의회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제임스 맥거번 민주당 하원 의원은 15일(현지시간) 대북전단법 청문회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 국회가 그 법의 수정을 결정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정 부의장은 “자기들이 하라고 하면 뭐든지 하는 것처럼 알고 있는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부의장은 “며칠 전에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대한민국에는 독립적인 사법기구가 있기에 거기서 다시 위헌 판결을 해달라는 얘기까지 하지 않았냐”라며 “내정간섭”이라고 성토했다. 

정 부의장은 “사법부만 독립적인 기구인가? 대한민국은 입법, 사법, 행정 3부가 독립적으로 활동을 하면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지켜가고 있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정부와는 다른 입법부에서 제정한 법을 사법부에서 위헌이라고 결정해주라고 하는 것도 너무 나간 것”이라고 분노했다. 

지난 14일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에 대한 논평 요청에 “우리는 한국이 독립적이고 강한 사법부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 법을 재검토할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에 대해 정 부의장은 “증언자들 인적 구성이 보수적인 성향이 많은 사람으로 돼 있고 진보 성향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계 젊은 국회의원이 있었는데 양비론적으로 얘기를 했더라”고 평가했다. 

정 부의장은 “다행히도 접경 지역 현실, 삐라 뿌리는 탈북단체 말고 보통 탈북민들의 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들어갔다”며 “전수미 변호사라고 탈북민들을 돕다가 변호사가 됐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부의장은 “다만 접경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삐라 살포를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말해주면 좋았을 텐데 소개가 안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014년 10월 10일 박근혜 정부 때 삐라를 뿌리니까 북쪽에서 고사총을 쏴서 탄환이 그대로 연천군 중면사무소 마당에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며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정 부의장은 “수잔 솔티(북한자유연합 대표)도 좋고, 이인호 교수도 좋은데, 접경 지역의 주민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청문회를 했다면 좋았을 텐데, 삐라 뿌리는 단체의 말만 듣고 그런 청문회를 했다는 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