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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검사 사표’ 46만 청원 이후…‘검란’에 아무도 사표 안냈다[하성태의 와이드뷰] 댓글 숫자 세가며 ‘검란’ 부추겼던 언론들, 이후 소식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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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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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30  14:28:24
수정 2020.12.30  14: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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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월 2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의 후보 중 김진욱 헌재 선임헌법연구관을 공수처장 최종 후보로 지명했다. 오늘 지명된 김진욱 후보자는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30일 오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의 논평 중 일부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아래 공수처) 처장 후보로 판사 출신 김진욱(55)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지명했다. 국민의힘의 반발을 딛고 2021년을 앞두고 공수처 출범의 돛이 본격적으로 오른 모양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오전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아래와 같은 페이스북 글로 공수처의 중립성을 약속했다. 

“공수처 준비기획단(남기명단장)은 지난 6월 공수처 내에서 수사부와 공소부를 분리하여 내부에서도 상호 견제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수처는 ‘수사의 전범’이 되도록 운영될 것입니다. 따라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는 공수처에 대한 막연한 야당의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장경태 등 의원들과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소청법 제정안, 검찰청법 폐지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는 공수처가 ‘정권의 하수인’ 혹은 무소불위의 ‘괴물’ 권력기관으로 변모하리라는 보수 일각의 저주(?)어린 예상에 적극 반박하는 실무안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전날(29일)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이 ‘공소청’ 신설 법안 발의에 발맞춰 공수처가 기존 검찰과는 다르리라는 현직 법무부장관의 선언이라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시즌2가 2021년을 목전에 두고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를 둘러싼 잡음을 신속하게 진압하는 한편 실질적인 검찰개혁안을 실천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언론이 이른바 ‘검란’을 부추기며 검찰 내 혼란상을 부각시켰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전날(29일) 청와대가 내놓은 <커밍아웃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이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 말 게시돼 무려 46만6천 명 넘게 동의했던 이 청원에 대한 청와대 답변엔 당시 일부 일선 검사들의 ‘키보드 검란’의 실상이 고스란히 담긴 ‘진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미지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댓글놀이’ 심취했던 일부 검사들, ‘검란’ 부추기던 언론 

“정치인 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습니다.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정치검찰이 이제는 아예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합니다. 감찰 중에 대전 방문해 정치하고, 그를 추종하는 정치검찰들이 언론을 이용해 오히려 검찰개혁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자성의 목소리는 없이 오히려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주십시오. 검찰개혁의 시작은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는 일부터 시작입니다!”

해당 청원의 내용은 이랬다. 당시는 추 장관이 ‘윤석열 징계안’을 내놓기 전 감찰 단계에서 윤 총장이 ‘대선 놀음’에 매진하던 시기였다. 이에 ‘윤석열 사단’ 소속 간부급 검사들을 비롯해 일부 검사들이 추 장관을 비판하고 윤 총장을 옹호하는 글을 검찰내부망 게시판에 게시하고 또 다른 검사들이 ‘댓글 놀이’에 심취한 것을 보수언론이 ‘검란’이라 부풀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추 장관이 ‘친 윤석열 검사’들의 ‘커밍아웃’을 환영(?)하는 페이스북 글을 게시했고, 이에 일부 검사들이 반발하고 보수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하면서 ‘추-윤 갈등’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그러자 보다 못한 청원인이 청와대에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당시 분위기가 그랬다. 보수언론은 댓글 하나하나 숫자를 세가며 ‘친윤’ 검사들의 숫자를 부풀리기에 바빴다. 하지만 검사들은 그 흔한 연판장 하나 돌리지 않은 채 그때 그 시절 ‘키보드 워리어’마냥 댓글 놀이에 심취했을 뿐이었다. 그럴 거면 ‘사표를 쓰라’는 비판이 횡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추 장관에 반발, ‘사표를 제출했다’는 검사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게 사실이었던 듯 싶다. 

“또한, 본 청원과 관련한 이슈로 공식적으로 접수된 검사의 사직서는 없습니다. 이에 청원인께서 요청하신 사표 수리는 불가함을 답변드립니다.”

이날 청와대는 “(검찰청법 제37조에) 따라서 검사들의 의견 표명만으로 해임 등의 징계처분을 할 수는 없습니다”라며 일선 검사들의 사표수리가 불가한 근거를 밝히는 동시에 위와 같은 ‘사족’을 달았다.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이었다. 사직서를 제출한 검사가 없으니 사표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상식 말이다. 결국 국민들을 떠들썩하게 했던 ‘검란’의 실체가 고작 이 수준이었던 셈이다. 선거철이 되면 마치 나라를 구하겠다는 심정을 고백하며 직을 던지고 출마를 하던 검사 출신 전현직 의원의 행보와 극명히 대비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검란’이 ‘검란’ 다우려면 

해당 청원 게시 당시 일일 집계에 나선 보수언론은 200명 넘는 검사들이 윤 총장을 옹호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추정하곤 했다. 상식적 수준의 반박이 잇따랐다. 2,200여 명의 현직 검사 중 댓글을 단 인원의 사표를 받는다고 해도 곧장 인원 충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검찰 조직의 운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대세였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빨간아재' 영상 캡처>

아니나 다를까, 사표를 낸 검사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검란’을 부추겼던 언론들 중 이 소식을 전한 언론은 전무했다. 특히 인사와 전관 예우에 목숨을 건다는 검사들에게 ‘검란’은 어떤 의미였을까. 

일부 ‘정치검사’들을 제외하고 오늘도 사건 처리에 여념이 없는 일선 검사들의 이름을 한층 더 더럽힌 또 다른 정치행위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지난 가을 보수언론이 대서특필했던 ‘검란’이 진정성을 확인받으려면, 공수처의 본격 출범과 공소청법 발의 등 검찰개혁 시즌2가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그때 그 검사들이 진짜 ‘검란’으로 반발에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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