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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봉현·기동민’ 단독, 왜 ‘논두렁’ ‘직인파일’이 떠오를까죄다 검증 필요한 사안들…‘따옴표’ 보도라도 너무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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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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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05  14:15:01
수정 2020.11.05  1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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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이강세 전 광주 MBC 사장이 김봉현 씨가 민주당 기동민 의원에게 수천만 원을 전달하는 것을 직접 봤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봉현 씨는 옥중서신에서 라임 사태와 관련해 정치인에게 로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이와 정반대의 진술이 나온 것입니다.”

<[단독] “김봉현, 기동민에 수천만 원 건네는 것 봤다”>란 제목의 4일 SBS <8뉴스>의 앵커 멘트다. 따옴표가 들어간 제목과 단독보도의 중요성, 앵커 멘트만 놓고 보면, 여당 의원이 ‘라임 사태’의 핵심인물이란 의혹을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직접 뇌물을 받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처럼 보인다. 실제 SBS의 리포트를 좀 더 보자. 

“SBS가 사건 관계인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강세 전 광주 MBC 사장은 지난 6월 검찰에 체포된 상태로 두 번째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 전 사장은 김봉현 씨를 정치권에 연결해준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난 2016년 김봉현 씨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에게 몇천만 원을 건네는 것을 직접 봤다고 말했습니다. 자신과 기 의원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김 씨가 직접 금품을 건넸다는 것입니다. 시기와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에 진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파급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제목과 관련된 ‘팩트’는 이게 전부다. 요약해 볼까. SBS는 ‘지난 6월 두 번째 검찰 조사에서 기 의원에게 몇 천 만원을 직접 건네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이 전 사장의 주장’을 ‘사건 관계인의 자료’를 근거로 <김봉현, 기동민에 수천만 원 건네는 것 봤다>라고 보도했다. 헌데, 이 보도 상당히 의아하다. 

부실한 단독, 의도가 궁금하다 

“SBS 기자랑 한동훈이 만나서 검언유착 모의하는 걸 근처에서 봤다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걸 들었단 사람을 어제 버스에서 만났다는 사람이 있다고 누가 그러더라.”

해당 기사에 달린 포털 댓글 중 하나다. SBS가 해당 기사에서 “시기와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에 진술하겠다고 말했습니다”라고 덧붙인 것을 희화화해 비꼰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 사장의 두 번째 검찰조사로부터 무려 5개월이 지났다. 오늘(5일)도 이 전 회장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기어코 SBS가 5개월 전 이 전 회장의 검찰 진술을 ‘단독’ 보도해야 했다면, 그 ‘시기와 장소’ 정도는 적시했어야 했다. 적시가 힘들다면 보도를 하지 말거나 보강 취재 후 보도했어야 옳다. 

아울러 ‘사건 관계인’과 이 전 사장과의 관계는 무엇인지, 사건 관계인이 검찰측인지, 이 전 사장 측인지, 검찰이라면 검사인지, 검찰 수사관인지, 입수한 자료가 검찰 진술서인지 자필 입장문인지, 하다못해 사건 관계인에게 전달한 편지인지 정도는 공개했어야 옳다. 아무리 ‘따옴표 저널리즘’의 시대라지만, 이 정도 ‘따옴표’ 보도는 너무하지 않은가. 

그게 아니라면, SBS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부실한 ‘단독’이란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설마 “이 전 사장이 김봉현 씨를 정치권에 연결해준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란 단 한 줄이 해당 단독의 근거라고 주장하지는 않으리라 믿고 싶다. 

이제껏 ‘정치검찰’이 정치인의 정치자금 사건과 관련해 ‘돈을 줬다는 사람’ 주장만 믿고 얼토당토않은 기소를 한 것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이어진 또 다른 범여권 인사 A씨와 관련된 리포트 역시 부실해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이 밖에도 이 전 사장은 또 다른 범여권 인사 A 씨가 김봉현 씨에게 돈을 빌린 적이 있다는 얘기도 전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직접 본 것이 아니라서 구체적인 액수는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기 의원과 A 씨는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김봉현 씨는 2차 옥중 서신에서 기 의원을 만난 것은 인정했지만, 라임과 관련해 직접 돈을 주며 로비한 적은 없다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 의원 측은 2016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 이강세 전 사장을 김봉현 씨와 만난 적이 있지만, 양복 받은 것 이외에 금품 수수 의혹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부인했습니다. 범여권 인사 A 씨는 연락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로 시작하는 리포트의 핵심 내용은 오로지 단 하나 ‘범여권 인사 A씨’와 ‘피의자 신분 검찰 조사’뿐이다. 기동민 의원의 경우, 이미 지난 8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단 보도가 나왔다. 기 의원은 SBS 보도 이후 별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다른 사안은 죄다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 전 사장이 직접 본 것도 아니고, 구체적인 액수도 알지 못하며, 그저 ‘이 전 사장이 김봉현씨에게 전해 들었다’는 진술을 전한 ‘사건 관계인’의 전언일 뿐이란 얘기다. 기 의원 역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다. 다시 그림을 그려 볼까. 

같은 시간, MBC, JTBC 보도는... 

여기서 ‘범여권’이란 SBS의 애매한 표현이 중요해진다. 기동민 ‘여당’ 의원이 돈을 받은 정황을 유추하게 만드는 ‘단독’ 보도가 꼭 필요하다. 그래서 이 전 사장의 6개월 전 불명확한 검찰 진술을 끌어온다. 여기다 전현직 여당 의원이라 여길 수 있는 ‘범여권 A씨’까지 끼워 넣는다. 이미 이 전 사장은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연결고리도 만들어진 상태다. 

“시기와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에 진술”하겠다거나 “직접 본 것이 아니라서 구체적인 액수는 알지 못한다”는 이 전 사장의 5개월 전 애매하고 모호한 진술이 ‘단독’보도가 된 경유와 의도가 더 궁금해지지 않는가.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반면 MBC는 라임 사건에 대해 같은 날 <라임 ‘야당 정치인’ 로비 의혹…전방위 압수수색>이란 꼭지를 통해 검찰 수사 상황에 집중했다. JTBC는 한 발 더 나아갔다. MBC와 같이 <김봉현 3차 소환조사…‘술접대 의혹’ 물증 확보 주력> 소식을 전한 뒤, <검찰, ‘윤석열 동서’ 소환…장모 요양병원 의혹 조사동영상>, <요양병원 투자자 “윤석열 장모가 실질적 운영자”>를 통해 윤석열 총장 장모 최씨 사건의 수사 진척 상황을 다뤘다. 

앞서 SBS는 김봉현 전 회장이 입장문을 연이어 발표할 당시 김 전 회장 주장의 신빙성을 증명하는데 주력해왔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은 SBS를 제외한 KBS와 JTBC, MBC에만 입장문을 전달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엔 ‘SBS 논두렁 시계 보도’를 언급한 댓글이 적지 않았다. 멀리 갈 것 없이 SBS의 ‘정경심 총장 직인 파일’ 단독보도는 방통심위의로부터 법정제제 ‘주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쯤 되면, SBS의 부실하기 짝이 없는 ‘김봉현 기동민’ 단독 보도의 의도가 그려지지 않는가. 

   
▲ SBS는 2009년 5월1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1억 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단독 보도 했다.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 ‘SBS 8 뉴스’는 지난해 9월7일 <청문회 중 전격 기소..연구실 PC에 ‘총장 직인 파일’>란 단독 보도에서 “정경심 교수가 사무실에서 가지고 나왔다가 나중에 검찰에 제출을 한 컴퓨터가 있었다”며 “이 안에서 총장 도장, 직인을 컴퓨터 사진 파일로 만들어서 갖고 있던 게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미지 출처=SBS 화면 캡처>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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