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장 사건’ 최교일과 막역한 친분 자랑했던 최성해 기시감
[기사수정 : 2020-9-10 15:21:40]
“그리고 카투사 중령이라고 계속 소개되는, 이 분 발로 부대배치 청탁, 통영병 청탁, 이 분발로 청탁 기사가 쏟아졌는데 실제 본인은 청탁 받은 적 없다는 거 아닙니까. 카투사 중령으로 소개되는 이균철씨. 실제는 규정 위반도 없고, 부대배치는 컴퓨터 추첨을 했고, 통역병 선발은 제비뽑기로 됐는데, 청탁이 입증된 게 없다. 전화를 했다 안 했다 반복하는데 입증된 게 뭐가 있나. 아무것도 없고, 이균철씨 본인 주장만 있는 거다.”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씨가 주장한 내용이다. 연일 언론보도 상에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씨의 특혜 의혹의 핵심 제보자로 ‘카투사 중령’, ‘전 카투사 중령’ 등으로 등장하고 있는 이균철 국민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실제 이균철 위원장은 네이버에 ‘정당인’으로 등록돼 있고, 지난 3월 본인이 확인한 경력란엔 ‘2020.02~ 국민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2020.02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조직위원장’, ‘2016.06~2018.02 국민의당 경기도당 고양시을 지역위원장’으로 소개돼 있을 정도다.
이에 대해 김씨는 “언론은 사실관계를 짚어 줘야 하는데, 자기들이 먼저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총선 출마자이자 현역 정치인인 이 위원장의 제보에 정치적 의도를 따져봐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 고양(시을) 출마자다. 현 국민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이고, 지난 번 서울시장 선거 때는 안철수 후보 유세단장이었고. 기본적으로 정치인이다. 그럼 그 주장의 정치적 의도도 따져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걸 감안해서 보도해야 하는데, 일단 제보하면 제목으로 뽑혀서 보도되는 거다.
특히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 건을 주도하는 분은 신원식 의원이다. 신원식 의원과 이준철 위원장은 2000년 초반에 53사단에서 함께 근무했다. 연대장 그 휘하 대대장으로. 같은 사단에 연대장, 대대장, 대령 중령으로 가까운 사이였고, 그러니까 이 국면을 같은 부대에 있던 상관과 부하가 주도하고 있는 거다. 두 사람이 서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고 입을 맞췄는지 어떻게 압니까. 이 사실관계도 같이 보도해야 한다.”
이균철 국민의당 경기도당 위원장은 신원식 의원 참모장 출신
그럼에도 이 위원장은 전날(8일)까지 관련 언론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 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기사(<이균철 “카투사도 휴가연장땐 우선 부대 복귀 뒤 다시 나가야”>)에서 “카투사 병·간부 휴가와 징계 권한은 전적으로 한국군 운영 시스템과 같다”고 주장했다.
<문화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이 위원장을 “서 씨가 복무한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에서 2010년부터 2년간 대대장 격인 지역대장을 지낸 이균철(육사 42기, 예비역 중령) 국민의당 경기도당위원장”이라 소개했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은 이균철 위원장의 정치 이력은 간단히 넘어가거나 언급하지 않고 ‘前 미2사단 지역대장’, ‘2015년에 전역한 예비역 대령’, ‘전 한국군지원단 지역대장’으로 표기하고 있다.
‘제2의 조국사태’ 주장하는 국민의힘, 그리고 기시감
이번 추 장관 아들 병역 의혹 논란에서 아직까지 이균철 위원장의 ‘정치적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현재 알려진 신 의원과의 친분 관계 역시 현재까진 두 사람이 과거 같은 사단에서 사단장과 부사단장으로 근무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이 위원장의 ‘정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는 존재한다. 지난 2월 <고양신문>의 <‘안철수 운명공동체’ 이균철… “무주공산 고양을, 해볼 만하다”> 기사를 보자.
“현실 정치상황을 보라. 안 위원장이 예언한 대로 거대 양당정치의 폐해가 20대 국회에서 더욱 극대화됐다. 진영싸움을 하며 국회는 마비됐고, 국정과 민생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촛불혁명의 결과로 태어난 민주당 정권은 무능하고 부패한 국정으로 국민을 절망에 빠뜨렸다.
그렇다고 국정농단 세력과 선도 긋지 못한 채 꼼수 야권통합만 꿈꾸고 있는 미래통합당도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한다. 양당정치로 인한 국민들의 상처가 너무도 크다. 국민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투쟁하는 실용 중도’를 표방하며 구체적인 정책 대안들을 제시하려 한다. 안 위원장이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공약들을 눈여겨 읽어주시기를 부탁한다.” (<고양신문> ‘2020총선 포커스’ 이균철 국민의당 경기도당위원장 인터뷰 중에서)
이와 관련, 서씨 측 변호인은 9일 이 위원장(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 B대령)과 SBS 및 관련 기사를 보도한 SBS 기자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 형법 제307조 제2항(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씨 측이 밝힌 고발 내용은 이랬다.
“신원식 의원은 B대령(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이 수료식 날 부대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받았고, 이를 말리기 위해 아버지(서교수라 칭함), 할머니에게 40분간 교육을 했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공개했고, sbs는 이를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그렇지만 수료식날 부대 관계자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고, 부대 배치와 관련한 청탁을 하지 않았으며, 강당에서 수료식에 참석한 부모님들 전부를 모아놓고 자대배치 등에 대해 안내를 받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날 컴퓨터에 의해 부대배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부대배치와 관련한 청탁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90세가 넘은 할머니가 청탁을 하여 이를 말리기 위해 40분간 교육을 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알아도 무시했거나 중요치 않았거나, 혹은 몰랐다면 무능했거나. 언론 보도에 있어 제보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언론이 지난 총선에 출마한 현직 정치인을 신원식 의원 측 ‘제보자’라며 단순히 ‘전직 군인’, ‘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장’임을 강조한 것은 과연 온당한 취재과정을 거친 문제없는 보도들일까.
신원식 의원과 국민의힘(구 미래통합당), 그리고 보수경제지는 추 장관 아들의 병역 의혹을 두고 ‘엄마 찬스’ 운운하며 ‘제2의 조국사태’로 몰고 가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균철 위원장의 연이은 제보와 활약은 어떤 기시감을 들게 하지 않는가. ‘조국 사태’ 당시 검찰의 ‘표창장 기소’에 결정적 증언을 했으며 당시 미래통합당 최교일 의원과 최씨 종친회로 막역한 친분을 자랑했다던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말이다.
하성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