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진 “유혈진압 이틀전 편집국장들 모아놓고 2~3천명 북한군 언급”
극우논객 지만원씨와 미래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공청회까지 열어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과 관련 원조가 전두환씨인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문서가 나왔다.
뉴스타파는 1980년 5월~6월 사이 주한 일본대사관이 자국 외무성에 보낸 164건, 500여쪽 분량의 정보보고서를 입수했다.
일본대사관이 1980년 5월24일 오후 8시13분에 외문성에 보낸 문서에 따르면 전두환씨는 5월24일 언론사 편집국장들을 모아놓고 “북한 비정규군 2000~3000명이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는 전두환씨가 1980년 5월26일 밤 전남도청에 대해 강제 유혈진압을 감행하기 이틀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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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18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전두환씨가 정확하게 (북한) 군인의 숫자를 언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0~3000명 정도의 북한 비정규군이 남한에 침투해서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기록이 발견됐다”고 일본 외무성 문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만원씨 같은 분들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데 시작점이 전두환씨 자신일 가능성이 높은 자료가 발견”된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또 “전씨는 1980년 5월 당시 직책이 보안사령관이자 중앙정보부장(서리)”이라며 “지금으로 말하면 국정원장이 언론사 기자들, 편집장들을 만나 작전 계획을 얘기하는,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북한군 움직임’과 관련 한 기자는 ‘외무성 문서에도 정보가 있다’며 “미국이 일본쪽에 전달한 정보에 따르면 미국은 조기경보기 2대를 북한 상공에 띄운다”고 했다.
한 기자는 “북한 군부대의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한다”며 “여러 문서에 ‘지금 북한은 아무 움직임이 없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미국 측 정보를 취합해보면 아마도 남한의 상황에 대해 전혀 개입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문장이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서 곳곳에서 등장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기자는 “1980년 5월22일 광주항쟁이 한참 벌어지던 시기에 판문점에서 남북 실무회담이 벌어진다”며 회담에서 나온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한 기자는 “북한 기자들과 한국측 관계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 일본에 전달돼 외교문서에 적혀 있다”며 “한국 측 관계자들이 북한측 동향을 물으니까 북한 기자가 ‘우리는 남한을 절대 침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 기자는 “북한 기자가 ‘침략’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우리는 남한을 절대 침략하지 않는다. 그것 하나는 꼭 믿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고 문서 내용을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첫째 지금 모내기철이라서 너무 바쁘다는 것이고 두 번째가 ‘김일성의 그리고 북한의 가장 첫 번째 관심사는 인민의 경제이고 두 번째도 인민의 경제이다. 김일성도 인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통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북한 기자의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 기자는 “북한군 개입설을 40년째 주장하는 것과 배치되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 망신 아닌가”라며 “북괴라고 폄하했던 북한 기자에게 이런 말을 듣고 있었을 당시 신군부의 모습이 참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