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개입’ 가짜뉴스 원조는 전두환…日외무성 문서

한상진 “유혈진압 이틀전 편집국장들 모아놓고 2~3천명 북한군 언급”

▲ 전두환 씨와 부인 이순자 씨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전두환 씨와 부인 이순자 씨가 지난달 27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극우논객 지만원씨와 미래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공청회까지 열어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과 관련 원조가 전두환씨인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문서가 나왔다. 

뉴스타파는 1980년 5월~6월 사이 주한 일본대사관이 자국 외무성에 보낸 164건, 500여쪽 분량의 정보보고서를 입수했다. 

일본대사관이 1980년 5월24일 오후 8시13분에 외문성에 보낸 문서에 따르면 전두환씨는 5월24일 언론사 편집국장들을 모아놓고 “북한 비정규군 2000~3000명이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는 전두환씨가 1980년 5월26일 밤 전남도청에 대해 강제 유혈진압을 감행하기 이틀 전이다. 

“그러나 이렇게 된 이상 어디까지나 난국 타개를 이루고 시국 수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현 정부가 약한 정부이기 때문에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1980년 5월 24일 전두환 발언 (일본 외무성 문서)

“광주 사건은 일찍이 여수 반란 사건처럼 낮에는 대한민국, 밤에는 인민공화국처럼 과격분자의 투쟁 형태로 되어 있다. 김일성이 정면 전쟁으로 쳐들어온다면 미군도 있고, 당당하게 싸울 것이지만 김일성은 영리하게 2000~3000명의 비정규군에 의한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
- 1980년 5월 24일 전두환 발언 (일본 외무성 문서)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는 18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전두환씨가 정확하게 (북한) 군인의 숫자를 언급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0~3000명 정도의 북한 비정규군이 남한에 침투해서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기록이 발견됐다”고 일본 외무성 문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만원씨 같은 분들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데 시작점이 전두환씨 자신일 가능성이 높은 자료가 발견”된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또 “전씨는 1980년 5월 당시 직책이 보안사령관이자 중앙정보부장(서리)”이라며 “지금으로 말하면 국정원장이 언론사 기자들, 편집장들을 만나 작전 계획을 얘기하는, 이해가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북한군 움직임’과 관련 한 기자는 ‘외무성 문서에도 정보가 있다’며 “미국이 일본쪽에 전달한 정보에 따르면 미국은 조기경보기 2대를 북한 상공에 띄운다”고 했다. 

한 기자는 “북한 군부대의 움직임을 면밀히 체크한다”며 “여러 문서에 ‘지금 북한은 아무 움직임이 없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미국 측 정보를 취합해보면 아마도 남한의 상황에 대해 전혀 개입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문장이 뉴스타파가 입수한 문서 곳곳에서 등장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기자는 “1980년 5월22일 광주항쟁이 한참 벌어지던 시기에 판문점에서 남북 실무회담이 벌어진다”며 회담에서 나온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한 기자는 “북한 기자들과 한국측 관계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 일본에 전달돼 외교문서에 적혀 있다”며 “한국 측 관계자들이 북한측 동향을 물으니까 북한 기자가 ‘우리는 남한을 절대 침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 기자는 “북한 기자가 ‘침략’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우리는 남한을 절대 침략하지 않는다. 그것 하나는 꼭 믿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고 문서 내용을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첫째 지금 모내기철이라서 너무 바쁘다는 것이고 두 번째가 ‘김일성의 그리고 북한의 가장 첫 번째 관심사는 인민의 경제이고 두 번째도 인민의 경제이다. 김일성도 인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통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북한 기자의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 기자는 “북한군 개입설을 40년째 주장하는 것과 배치되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 망신 아닌가”라며 “북괴라고 폄하했던 북한 기자에게 이런 말을 듣고 있었을 당시 신군부의 모습이 참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처>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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