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낙선자들에게 미안..정치비평 중단 결심 이유” 전문

“개인적 견해인데 선거에 악용되고 책임질 수 없는 사태 생기니 너무 힘들었다”

▲ <이미지 출처='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 <이미지 출처='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진보 180석 발언’과 관련 16일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손해를 봤다고 느낀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생방송에서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는데 낙선한 후보자들이 또는 당선됐으나 어렵게 당선된 후보자들이 저의 그 발언을 통합당에서 이용해 먹은 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끼신다면 저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며 “그래서 제가 죄송하다고 미안하다고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이사장은 “김영춘 후보나 박수현, 남영희 후보나 이런 분들한테 미안하다”며 “내가 미안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자신의 비평이 “현실 선거 속에서 악용되고 책임질 수 없는 사태가 생기고 민주당 접전지 후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을 하시니까 너무 힘들었다”며 정치비평을 그만하겠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은 “알릴레오를 1년 반 가까이 하면서 맞닥뜨린 현실은 제 생각과 달랐다”며 “많은 분들이 저를 정치하는 사람으로 인식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저의 개인적인 견해인데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 민주당의 어떤 의도와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더라”며 “180석 사태가 그런 건데 민주당에서 어떤 데이터도, 귀뜸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불일치 때문에 이 방송을 계속하다가는 큰일나겠다, 그래서 여기서 멈춰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다음주 화요일 ‘알라뷰’ 방송은 비평이 아니고 종방연”이고 “알릴레오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비평, 시사토론, 시사프로 인터뷰 등도 안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주요 발언 전문

유시민 이사장 : 이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은 그거죠.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는데 낙선한 후보자들이 또는 당선됐으나 어렵게 당선된 후보자들이 저의 그 발언을 통합당에서 이용해 먹은 것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끼신다면 그것은 저는 받아들여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제가 죄송하다고 미안하다고 얘기를 했던 거고요. 

그것은 달리 제가 다툴 필요가 없다고 봐요. 굳이 다투자면 정밀한 데이터를 선거구별로 해서 다툴 수는 있어요. 그러나 아무리 다퉈봤자 증거에 입각해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이고요. 김영춘 후보나 또는 박수현 후보나, 남영희 후보나 이런 분들한테 미안합니다, 내가. 미안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그것은. 그렇게 정리를 해야죠. 

조수진 변호사 : 저도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말을 안하겠습니다. 

유시민 : 허허허. 그건 더 말을 안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수진 : 예예예. 지금 다 기자분들 보고 계시죠. 정치 비평을 그만두겠다라고 해서 우리 제 주변에 있는 팬들도 난리가 났어요. 안된다고 막 이러면서 ‘말려 달라’. ‘진짜인지 오늘 가서 꼭 물어봐 달라’ 이렇게 얘기들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댓글도 ‘가지마세요’, ‘말도 안돼’, ‘nonononono’ 이렇게 막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치 비평을 그만둔다 라고 얘기를 하신 것은 진짜이신 거예요? 진짜이시겠죠. 

유시민 : 예. 알릴레오 시즌2는 총선이 끝나면 마무리 한다고 원래 예고가 되었던 거니까 예정대로 가는 거고요. 그밖에 제가 SNS는 안하니까 그건 없는 거고. 방송 출연이나 인터뷰를 통해서 여러 정치적인 현안에 대한 또는 선거에 대한 발언을 해왔는데 그것도 다 안하겠다는 뜻이에요.

조수진 : 알릴레오 뿐만 아니라?

유시민 : 예. 알릴레오는 예정대로 지금 이제 다음 주는 비평이 아니고 종방연 비슷하게 할거고요, 화요일날. 그게 이제 알라뷰 마지막이 되고 알릴레오는 오늘이 본방송은 오늘이 마지막인데.

다른 기성 미디어를 통한 정치 비평, 뭐 시사 토론이라든가 시사 프로 인터뷰라든가 이런 것도 안하겠다는 뜻입니다.

조수진 : 왜요?

유시민 : 그게 이번 이 180석 사건 때문에 그래야 되겠다는 판단을 했어요. 그게 우리 알릴레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이게 일이 너무 커졌어요. 책임을 질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처음에 우리가 이 알릴레오 시작할 때는 어떤 정치적인 현안, 정책 이슈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 중에 하나의 관점을 그 문제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시작을 한 거잖아요. 

그리고 여기서 발언하는 사람은 저나 혹은 게스트에요. 게스트들이 때로는 공식적인 입장을 말씀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입장을 말씀하시기도 하고요. 저는 알릴레오 진행자겸 패널로서 저의 생각을 말한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데 이제 제가 이것을 한 1년 반 가까이 진행하면서 맞닥뜨린 현실은 제 생각과 달랐던 거예요.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저를 정치하는 사람으로 인식을 하고 있고요. 

또는 지금은 현실정치를 안 하지만 또 앞으로 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 또는 틀림없이 할 거야 이렇게 보는 그런 대상이 되어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하는 말은 저의 개인적인 견해인데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나 민주당의 어떤 의도와 어떤 입장 이런 것을 대변하는 것처럼 받아들이시더라고요. 

이번 180석 사태가 그건데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민주당에서 어떤 데이터도 받은 적이 없어요. 귀띔조차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 사람들 보안이 진짜 철저했어요.

저는 저 나름대로 이미 모든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데이터와 제가 KBS 개표방송을 하면서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저 나름의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봐서 결론을 얻었던 거고요.

그 180석 발언도 저의 개인적인 견해였는데 그거를 통합당에서 어떻게 써먹었냐하면 그게 마치 민주당의 어떤 정보인 것처럼 썼고요, 그렇잖아요.

그렇게 되니까 제 생각은 이것은 나의 생각이고 나의 의견이라고 저 자신은 그런데 실제로 그렇고. 그러나 이것이 이용당할 때 악용당할 때 또는 사람들에게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질 때에는 마치 여권의 집권세력의 대표 스피커처럼 이렇게 받아들여지는데 저는 그거에 대해서 책임을 질수가 없어요. 이번 180석 발언이 대표적이죠. 

말은 제가 했는데 그 말이 악용당할 때 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질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저는 선거를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이 불일치 때문에 이 방송을 계속하다가는 큰일나겠다, 예 그래서 여기서 멈춰야 되겠다고 생각을 한 거죠.

조수진 : 그러면 그 어떤 좋은 영향을 99개를 미칠 수가 있는데 미치고 그것으로 도움받고 그런 시민들이 있는데 한건의 100번에 하나 정도 어떠한 사건, 사고가 있을 수 있잖아요. 사람 하는 일이라는 게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더 좋은 영향을 더 많이 더 미칠 수가 있잖아요. 

유시민 : 그런데 인제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야죠. 그러니까 저는 이제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서 이 방송을 하는 건데 여기서 제가 하는 말은 이야기 콘텐츠는 노무현재단의 공식적인 내용도 일부 있긴 하지만 이 정치 비평에 관해서는 전부 저의 개인적인 견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좋은 의도를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한다 하더라도 그 의도와 다른 결과가 현실에서 나타날 때 내가 그것을 책임질 수 없다면 그것은 안하는 것이 맞다고 저는 판단을 했어요.

제가 이 사태를 감당할 수가 없어요.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는 것과 그것을 밝히는 행위로 인해서 야기되는 현실의 문제, 이것의 불일치 때문에 제가 자꾸 책임지지 못할 결과를 만드는 거예요, 이 활동을 통해서. 

그래서 100번해서 99번은 책임질 수 있는 결과가 나왔고 단 한번 책임지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고 할 경우에 그러면 이 한 번의 문제 때문에 99번을 다 없앨 거냐, 저는 없애야 된다고 보는 거예요. 

네, 그거는, 저는 이번에 정말 견디기 어려웠어요. 그 180석 발언,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객관적으로 비평하면 그것이 실제 어떤 효과를 냈는지를 입증하는 거는 지금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해요. 

나중에 많은 데이터가 선관위에서 나와서 해당 선거구의 연령별 투표율, 투표구별 투표율, 득표율, 뭐 이런 데이터, 시간대별 투표율 이런 거 아주 미세하게 다 나와야 알 수 있어요. 

사전투표 전체도 데이터가 있거든요. 개표결과가 함이 따로 있기 때문에. 그 모든 데이터를 다 찾아봐야 나중에 확정할 수가 있는데 그 짓을 뭐하러 하겠어요. 지금 다투려면 그렇게 다퉈야 되는데. 그래서 저는 민주당 쪽에서 나온 비판에 대해서 받아들여야 된다고 보고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어떤 행위를 했는데 그 결과가 현실에서 나타났고 그거 작용을 저는 당원도 아니고 뭐 그분들과 상의해서 한 것도 아닌데 그 민주당 집권당이 그 결과를 처리를 해야 되는 이 사태는 무책임한 일이다 저는 그렇게 봤어요. 무책임하다는 표현보다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그래서 부산 현지에서 저를 원망하는 말씀을 한 후보도 계셨고요. 또 선거를 실제로 기획하고 진행했던 당직자들도 그런 얘기를 구체적으로 했기 때문에 제가 그거에 대해서 다투면서 이걸 계속 해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일을 계속 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며칠 동안 잠을 못잤어요, 제가. 그 지난 월요일부터요. 

조수진 : 지금 얼굴도 굉장히 실제로 안 좋으세요. 

유시민 : 이제는 내려놔야 되겠다, 그렇게 확실하게 결심을 한 거죠, 네.

그러고 제가 알릴레오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미디어 기성 미디어를 통해서 이걸 하는 경우 또는 다른 유튜브 방송에 나가는 경우, 다스뵈이다 라든가 이런 데 나가는 경우 이것도 다 똑같은 거예요, 사실은. 제가 하는 말이 보수세력, 보수언론과 보수정당이 악용하고 그것이 대중들에게 말하자면 범여권 또는 여당에 어떤 권한이 있는 사람이 한 일처럼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조건에서는 제가 이것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봐서 일절 제가 안하기로 결심을 했어요.

조수진 : 지금 (오후)8시 반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8시 반 정도 됐는데 11만명이 동시접속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댓글로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눈물 나려고 합니다’,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힘내세요’, ‘가지마세요’ 여러 댓글들을 주고 계세요. ‘잠시 쉬었다 오세요’도 많아요.

유시민 : 아니 뭐 쉬기는 쉬겠지만 이 알릴레오는 지금 저희가 다음 주 종방연에서 말씀을 드리겠지만 앞으로 이건 그냥 문닫을 지 시즌3를 할지 이런 거는 아직 다 미정이고요. 

그런데 하더라도 제가 할지 다른 분이 진행할지 그것도 모르겠는데, 하더라도 이 시사 비평, 정치 비평, 선거 비평 이런 내용으로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만 일단 말씀을 드립니다. 하더라도 다른 걸로 하죠. 

조수진 : 제가 뭔가 어떤 굉장한 순간에 같이 있는 거 같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유시민 : 별로 굉장한 순간 아니에요.

조수진 : 아니 제가 그런 촉이 있는데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러면 정치비평을 어느 범위까지 그만두시냐 이런 것도 질문 준비했는데 그것도 다 말씀을 해주셨어요.

유시민 : 네. 제가 사실은 좀 덧붙이자면 정치비평을 2013년 1월에 정치를 그만두고 일체 안했거든요. 안하다가 시작을 하게 된 게 지난 총선 앞두고 제가 KBS에서는 3년이라고 했는데 4년이더라고요.

지난 총선 앞두고 ‘썰전’ 출연자들이 갑자기 출마한다고, 그때 뭐 강용석 변호사, 이준석씨 뭐 또 이철희씨 뭐 이런 분들이 빠져나가 가지고 총선에서 떨어져서 다시 할 사람 올 때까지 땜빵으로 그냥 해달라고 그래서 전원책 변호사하고 같이 썰전을 하게 된 거거든요.

조수진 : 그게 시작이셨군요. 그 당시 썰전이 저도 최근에 자료를 찾아보니까 굉장히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 당시에 요 두 패널이 했을 때가 10% 넘었죠?

유시민 : 제일 많이 갔을 때가 10%쯤 탄핵국면에서. 

조수진 : 썰전에서 했던 얘기가 그 다음날 바로 회자가 되고 사람들이 그 썰전 보는 재미에 굉장히 푹 빠졌던 그런 시기였어요.

유시민 : 생각해보면 지난 얘기지만 썰전을 하면서 저는 민주당과 이제 2008년 이후로는 관계가 없는데 썰전을 하는데 보수-진보 패널 이렇게 나눠서 하니까 제가 진보 패널이니까 자꾸 취재를 해야 되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민주당쪽도 취재를 하게 되고 청와대쪽도 취재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끊어졌던 인연들이 그때 좀 이어졌어요.

그리고 제가 단순히 출연료를 뭐 잘 주니까 방송을 한 게 아니고 그때 총선이 좀 어렵게 보이고 그때 뭐 안철수씨가 나가서 당 만들고 국민의당 만들고 어려울 때여서 여기서 정치 비평을 내가 정확하게 하면 조금이라도 민주당에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어서 그때 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잘해보려고 민주당 분들한테 전화해서 이거 어떻게 된 거냐 물어보기도 하고 또는 정책 이슈가 나오면 청와대에 전화해서 아는 사람은 많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썰전을 할 때 정보력이 소위 휴민트를 가동해서 이제 좀 그런 것도 있었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게 시청률이 그렇게 막 전보다 두배, 세배 올라가니까 그만둘 수가 없어서 하다가 그때 인제 하 이게 너무 힘들어서... 그때도 이런 문제가 있었어요. 제가 민주당원도 아니고 정부 사람도 아닌데 그거를 대변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그만뒀는데 그만뒀죠. 뒀는데 이제 이해찬 대표님이 재단 이사장 맡을 사람이 없다고 저를 오라 하셔가지고 ‘누구도 안 되고 누구도 안되고 다 해봤는데 아무도 없으니 너가 맡아서 재단을 좀 해라’ 그러셔서 참 제가 거절할 수가 없어서 재단을 맡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자꾸 가지 치는 식으로 해서 알릴레오를 하게 되고 뭐 시즌1에서는 정책 이슈를 하다가 시즌2에는 선거 앞두고 열었는데 갑자기 조국 사태가 터져가지고 윤석열하고 쌈질하느라고 시간 다 보내고 그러고 선거 임박해서는 선거 방송하고 이렇게 해서 시즌2까지 이렇게 와버린 거예요.

이렇게 오면서 저도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이렇게 진행돼서 약 4년간 제가 정치를 떠났지만 정치비평을 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게 한계에 왔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조변 실직자 안돼요. 조변은 변호사에요. 별 걱정을 다 하시네. 

조수진 : 감사합니다. 저는 증이 있어가지고요. 

유시민 : 그런데 이제 4년 전에는 제가 총선 때 생각해보면 그때는 사실은 방송할 때 좀 거짓말도 했어요. 

조수진 : 어떤 거짓말 하셨어요? 문제 안 되는 것만 얘기 해주십시오. 하하하

유시민 : 그때 여론조사가 그때 뭐죠? 무슨 당이죠?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그때 집전화로 할 때잖아요, 여론조사 회사들이. 그래서 뭐 종로에서도 뭐 오세훈이 정세균을 압도적으로 이기고 이런 조사들이 나올 때여서 그때 180석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왔습니다, 새누리당이.

그때 제가 그때는 오히려 민주당분들하고 수시로 정보공유가 될 때였어요. 물어봤더니 거기는 정세균 후보가 무조건 이긴다는 거예요. 그래서 너네 뭘 근거로 그렇게 얘기하는데? 그랬더니 자기들 안심번호로 조사한대요. 그때가 아직 법이 개정되기 전이어서 후보자하고 정당은 안심번호로 받아서 할 수 있는데 여론조사 회사나 언론사들은 못할 때에요. 

저쪽은 KT 집전화로 돌리고 이쪽은 안심번호 휴대폰으로 조사한 거예요. 15% 이긴다고 그러더라고요, 정세균 후보가. 신문에는 15% 지는 걸로 나왔는데 30% 차이가 지잖아요. 집 전화하고 핸드폰 조사하고 그렇게 편차가 심해요. 그래서 ‘그럼 니네 몇 석하냐’ 이렇게 물었더니 ‘1당은 못 돼도 지지는 않는다’ 그러더라고요. 거의 비슷하게 얻을 거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요. ‘그럼 난 뭐라고 해?’ 그랬더니 ‘계속 왕창 진다고 그렇게 얘기해달라’고 그러더라고요.

조수진 : 오~

유시민 : 그러니깐 저는 통합당이 저의 180석 발언을 갖고 그렇게 한 거에 대해서 뭐 그렇게 나쁜짓 했다 생각하지는 않아요. 선거라는 건 원래 그런 거니까. 제가 빌미를 준 제가 잘못인 거지. 저도 썰전 할 때는 ‘과반수는 기본이다, 새누리당이’, ‘뭐 이대로 가면 180석 근처까지 갈지 모른다’ 이런 얘기를 제가 막 했어요. 사실이 아닌 걸 알면서. 

사실은 이게 지금 와서 고백하지만 비평가로서 올바른 건 아니죠. 이 모순이요. 그러니까 사실을 알아도 다르게 말해야 하거나 전략적으로. 또는 사실을 알아도 말을 못하거나 말을 하면 민폐가 되니까요. 이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정치 비평을 계속 하면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렇게 4년 전에 그렇게 얘길 해놓으니까 ‘유시민은 예측하는 데는 꽝이다’, ‘저 사람 주식투자하면 살림 다 말아 먹는다’ 이런 비아냥을 제가 들으면서도 민주당에서 그렇게 부탁을 했기 때문에 제가 그거를 깔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썰전에서는 언론사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거기서 시뮬레이션 하는 결과를 얘기하니까 그 자체로서는 나쁜 건 아니죠. 저도 근거를 가지고 하는 거니까. 

그렇지만 제가 ‘새누리당이 과반수는 기본이고 180석까지 갈지 몰라요’라고 얘기할 때 저는 그렇게는 절대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말을 했죠. 되게 정치비평은 비평가들이 특정 정치세력과 얽혀 있을 때는 이런 거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는 거짓말은 안했고요. 그냥 수치를 말을 안 한 거에요. KBS 정치합시다를 할 때는 여론조사가 맞다면 민주당이 그냥 이기는 게 아니고 엄청난 승리를 거둘 거라는 것까지는 얘기를 했어요. 그렇지만 180석 얘기를 안했을 때에는 그거를 이용해먹지 못했는데 180이라는 숫자를 이야기하는 순간 그게 현실 선거 속에서 그렇게 악용이 되고 제가 책임질 수 없는 사태가 생기고 그거 때문에 민주당의 접전지 후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을 하시고 그러니까 이게 너무 힘들어요. 힘들기도 할 뿐만 아니라 책임을 못 지니까. 

제가 당대표면 당대표직을 사임하든가 아니면 결과적으로 그렇게 나왔으면 봐 내말이 맞잖아 이렇게 할텐데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그래서 그런 거죠.

조수진 : 그런데 약간 억울한 거는 알릴레오가 좋은 영향을 준 것도 있잖아요.

유시민 : 아 그런 얘기는 뭐 할 필요없죠. 그런 거는 사람 마음이라는 게 나에게 손해를 준 거는 민감하거든요. 나한테 손해가 된 거는 민감하기 때문에 그거를 그거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미안하다 그러고 그렇게 해서 지나가는 것이 제일 좋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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