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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자체 조사만으로 ‘진상규명’ 어렵다[기자수첩] 핵심은 기자 개인 일탈인지 ‘윗선’이 개입돼 있는지를 밝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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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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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4  09:50:54
수정 2020.04.04  10: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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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가 자사 기자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차수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사내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취재 과정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취재윤리부터 업무체계에 이르기까지 공정보도를 위한 전사적인 시스템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외부 자문위원의 객관적인 검증을 거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채널A의 자체 조사 결과만으로 ‘취재윤리 위반’ 진상규명 가능할까 

채널A가 자체 조사를 통해 밝힌 진상 조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솔직히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일단 채널A는 MBC 보도 직후 자사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 문제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기보다는 MBC 보도의 저의를 의심하는 ‘입장’부터 내놓았습니다. 이번 사안이 가지고 있는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이유입니다. 

이후 채널A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자매지’인 동아일보 역시 이 문제에 사실상 침묵했습니다. 3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이 사실상 ‘공식입장’인데 제가 가장 주목한 대목은 ‘조사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조사할 것인가’였습니다. 

그런데 채널A는 “진상조사위의 구체적 참여자와 외부 자문위원은 조사 독립성과 객관성을 위해 조사가 다 마무리될 때까지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가 여전히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채널A가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진 이유입니다. 

사실 이미 언론에 공개된 채널A 기자의 ‘행태’만으로도 취재윤리 위반은 확실하다고 봐야 합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후보가 공개한 녹취록, 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기 위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 측에 건넨 발언을 보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지만 대략 한번 볼까요. 

“이(철) 대표님,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 다음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우리 방송(채널A)에 특종으로 띄우면 모든 신문과 방송이 따라서 쓰고 온 나라가 발칵 뒤집어진다 … 이 대표님, 잘 생각해 봐요. 당신의 한 마디에 검찰도 좋고 귀하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지만 만약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는 잘 아실 것이다. 연세도 많은데 10년 넘게 감옥에서 사시면 되겠는가?” 

   
▲ <이미지 출처=MBC 보도영상 캡처>

취재원에 대한 명백한 협박 … 채널A, 진상조사 전에 대국민사과부터 했어야 

저는 ‘이 정도’ 객관적인 물증이 나왔다면 진상 조사 이전에 채널A가 ‘대국민사과’ 입장부터 밝히는 게 순서라고 봅니다. 

조선일보 등이 MBC에 관련 내용을 제보한 제보자의 정치적 의도와 MBC 보도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며 ‘프레임 전쟁’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 ‘이번 사안’의 진실을 밝히는 작업은 매우 간단합니다. 

어제(3일) 제가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도 잠깐 언급한 내용이지만 법무부든 대검이든 감찰을 통해 해당 검사장과 채널A 기자 통화 내역을 추적하거나 녹음파일 성문 분석하면 됩니다. 아니면 의혹을 받고 있는 검사장이 채널A 기자 고소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본인이 정말 녹취록에 등장하는 검사장이 아니라면 채널A 기자가 ‘해당 검사장’을 사칭하며 이철 전 대표를 겁박했다는 얘기인데, 이런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합니다. 저는 왜 해당 검사장이 채널A 기자에 대해 지금까지 고소를 안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많은 언론들이 이 사안을 MBC와 채널A간 공방으로 보도하고, 해당 검사장의 반론을 성실히 전하고 있지만, 이 문제 가장 빠르게 풀 수 있는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렵지 않습니다. ‘보도 프레임 전쟁’에 나선 조선일보는 ‘이런 간단한 방법’을 언급하지 않더군요. 

각설하고. 전국언론노조가 어제(3일) 채널A 측이 밝힌 공식 입장에 논평을 냈더군요. 저는 언론노조의 이 같은 입장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간단히 인용합니다. 

“채널A의 셀프 조사가 어떤 신뢰를 얻을지 알 수 없다. 언론노조에 속한 언론사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면, 노조의 단체교섭이나 방송법의 편성규약에 따라 편성위원회 등 내부 기구에서 먼저 논의하고 시청자 독자위원회에 조사를 일임했을 것이다. 하지만 채널A에 과연 편성과 보도 자율성과 책임을 주장할 노조가 있는지, 이들을 감시할 시청자위원회가 있는지 의문이다.” 

핵심은 기자 개인 일탈인가 아니면 ‘윗선’이 개입돼 있는지를 밝히는 것 

저는 채널A 진상조사의 핵심은 한 가지라고 봅니다. 기자 개인 일탈인가 아니면 ‘윗선’이 개입돼 있는지를 밝히는 것 – 이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채널A ‘자체 조사’로 이걸 밝히는 게 가능할까요.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외부 자문위원의 객관적인 검증을 거칠 예정”이라고 했지만, ‘객관성인 검증’에 대한 신뢰도를 어느 정도로 보내야 할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관련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진상 파악을 위해 채널A 경영진을 불러 확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는 21일 방송 유효 기간이 끝나는 채널A 입장에선 상당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개인 일탈인가 아니면 회사 윗선까지 알고 있었는가. 이게 중요한 문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후자라면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 평가 항목에서 감점 요인이 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채널A로선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방통위가 ‘조사 권한’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듣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때문에 채널A ‘자체 진상보고’가 상당히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채널A가 파문이 불거진 이후 침묵 모드에 돌입했다가 어제(3일) 입장을 내놓았는데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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