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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전 총장만 재판에서 증언했나[신문읽기] 엉터리 ‘공판 기사’ 대체 언제까지 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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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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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31  15:34:51
수정 2020.03.31  15: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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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前총장 “유시민이 전화해 정경심 요구대로 해달라고 했다”> 

오늘(31일) 조선일보 12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관련 기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기사 엉터리입니다. 형사재판은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쟁점에 대한 공방이 기본입니다. 

검찰 측 주장이 있으면 변호인의 반론이 있는 것이고 이를 기사화하는 언론은 당연히(!) 양쪽의 주장을 공정하게 다뤄야 합니다. 이건 기본입니다. 그런데 오늘(31일) 조선일보 기사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빠졌습니다. 이렇게 기사를 쓴 기자는 물론 이걸 그대로 내보낸 데스크 모두 문제가 많다는 얘기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최성해 전 총장에게 ‘유리한 증언’만 내보낸 조선·중앙

사실 최성해 전 총장이 어제(30일)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은 새로운 게 아닙니다. 기존 입장을 큰 틀에서 유지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최 전 총장 발언만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분명히 어제(30일) 오후에는 정경심 교수 변호인 반대신문이 이어졌는데 일부 언론 기사에선 이 대목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조선·중앙일보가 대표적입니다. 

두 신문 기사를 보면 최 전 총장 ‘증언’만 있습니다. 마치 어제 재판에서 최성해 전 총장만 증언한 것처럼 묘사돼 있는데 이건 ‘편파’ 이전에 기사 완결성에 문제가 있는 ‘엉터리 기사’입니다. 

조선·중앙일보 기사가 얼마나 ‘기본적인 요소’가 빠져 있는지 ‘다른 신문’에서 보도한 내용을 한번 살펴볼까요. 

“오후에는 변호인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정(경심) 교수 측은 최 전 총장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스럽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 정 교수 측은 최 전 총장이 청탁을 거절당하자 정 교수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동양대가 2018년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돼 어려움을 겪자 최 전 총장이 당시 민정수석 부인인 정 교수에게 제한을 풀어달라고 청탁했는데, 조 전 장관 측이 거절했다는 것이다. 최 전 총장은 조 전 장관에게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정 교수 측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에 취임한 직후 최 전 총장이 집으로 양복 재단사를 보내려 했으나 정 교수가 거절한 일도 거론했다.” (경향신문 3월31일자 14면 <최성해 “정경심에게 표창장 발급 권한 위임한 적 없다”>) 

“정(경심) 교수 쪽은 최 전 총장이 ‘표창장 위조 의혹’을 알게 된 시점도 검찰의 압수수색 이전임을 시사하는 정황도 공개했다.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한 지난해 9월3일 이전에 최 전 총장이 표창장 위조 의혹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최 전 총장은 앞서 언론 보도로 조국 전 장관 딸에 대한 표창장 발급 사실을 처음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 교수 쪽은 그가 지난해 8월부터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주광덕 의원과 곽상도 의원에게서 총장상 수상자 이력 자료를 요청받았다고 주장했다. 최 전 총장도 의원들의 자료 요청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그는 ‘조 전 장관 딸과 관련된 것인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3월31일자 10면 <정경심 “최성해, 조국 민정수석에게 양복 선물 시도”…최성해 “기억 안 난다”> 

제가 오늘(31일) 경향신문과 한겨레 기사를 인용하긴 했지만 두 신문의 ‘방점’은 다릅니다. 경향신문은 기사 제목이 <최성해 “정경심에게 표창장 발급 권한 위임한 적 없다”>인 반면 한겨레는 <정경심 “최성해, 조국 민정수석에게 양복 선물 시도”…최성해 “기억 안 난다”>입니다. 

최성해 전 총장의 증언 … 검증 없이 그대로 실어도 되는 ‘진실’인가 

두 신문이 정경심 교수 공판 기사를 다루면서도 ‘어디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지’가 제목에서 드러난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런 차이’와 ‘방점’에 대해서까지 논평할 생각은 없습니다. 경향과 한겨레가 어제(30일) 재판에서 비중을 두고 있는 ‘대목’은 달랐지만, 최소한 기사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의 주장을 동등하게 전했습니다. 기사의 기본 요건에 충실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어제 재판에선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 최 전 총장 진술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 –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민중의소리가 보도했는데요 일부분 인용합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먼저 정 씨가 받은 표창장과 유사한 다른 학생의 상장을 최 전 총장에게 제시했다. 이는 2012년 당시 영광고 1학년이던 A씨가 동양대 총장 명의로 받은 ‘최우수 노력상’인데, 동양대 어학교육원 일련번호가 찍혀 있었다.

변호인이 ‘이 상장은 정상적인 것이냐’고 묻자, 최 전 총장은 ‘내 명의 직인이 찍히면 안 된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은 ‘이런 상장이 나간 건 맞다. A씨도 받았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조 씨가 받은 표창장 등이) 정상적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닌 것이 된다’고 정리했다 … (중략) 검찰이 위조라고 주장하는 조 씨의 표창장만 유독 최 전 총장이 언급한 ‘비정상적 상장’ 양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관례적으로 나간 다양한 형태의 상장 중 하나였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민중의소리 3월30일 <검찰의 ‘조국 딸 표창장 위조’ 논리 부정한 최성해 전 총장의 증인신문>) 

   
▲ <이미지 출처=민중의소리 홈페이지 캡처>

사실 민중의소리도 지적했지만 어제(30일) 재판에서 “변호인의 거듭된 질문에 최 전 총장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저는 재판을 취재한 기자라면 당연히 이 부분을 주의 깊게 봤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최 전 총장 ‘증언’만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경계를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 어제(30일) 재판에서 최 전 총장 증언의 신뢰성에 물음표를 찍어야 하는 상황이 ‘여러 번’ 노출됐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민중의소리 기사 인용합니다. 

“재판부가 ‘조 씨가 받은 것이 총장상이냐, 상장이냐’고 묻자 최 전 총장은 ‘상장이다’고 했다가 ‘총장상’이라고 번복했다. 이어 재판부가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총장상인 것이냐, 아니면 일반적인 사람에도 부여될 수 있는 상장이냐’고 묻자, 최 전 총장은 ‘잘 모르겠는데, 다 똑같다’며 얼버무렸다.”

검찰발 기사 쓰기에 익숙한 언론 … 공판 기사 ‘기본 요건’부터 숙지하길 

이런 상황인데도 조선·중앙일보는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증언만을 바탕으로 기사를 쓰고 제목을 뽑습니다. 

최 전 총장 증언 신빙성에 의문부호를 찍어야 되는 상황은 ‘모른 척’하고 일단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 측에 불리한 발언은 무조건 내보냅니다. 기사의 기본 요건도 무시한 채 말이죠. 

‘검찰발 기사 쓰기’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공판 기사 어떻게 쓰는지 잊어버린 게 아닐까 –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재판 기사의 ‘기본 요건’부터 숙지하는 게 어떨까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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