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태의 와이드뷰]‘조국 딸 인터뷰’ 비판한 진중권, 전혀 방송 안 듣는다는 사실만..
“혹시 tbs에서 취재 나오신 분 계신가. 현장취재는 안 하시는가. 그러고 보니까 <황야의 우나이퍼>가 월요일 날 우상호 의원이 계속 고정출연하는데 우상호 의원을 출연시키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 이름도 지금 ‘우나이퍼’라고 만들고 있는 모양인데, 특정정당의 정치인이 한 프로그램을 고정 진행을 한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해주시기 바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라디오 프로그램 고정출연이 부러웠던가. 아니면 여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오늘도 고정 출연하는 여타 정치인들을 못 본 척 하는 건가. 그도 아니면 한국당은 혹시 다른 방송사 말고 오직 tbs만 듣는 건가.
3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한 발언은 이렇게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하지만 그 속내는 빤했다. 청취율 1위를 달리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공격 말이다. 헌데, 그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이날 한국당은 방송위 제소는 물론 진행자인 김어준과 작가, PD에 대한 고소·고발 등 다각적 법률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제1야당이 특정 프로그램을 콕 짚어 전방위적 협박에 나선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성중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한 발언을 더 들어 보자.
심재철 원내대표, 우상호 의원의 고정출연이 부러웠나
“작년 11월 25일부터 12월 20일까지 4주간 총 20회 방송분, 127개 코너를 분석한 결과 107개 코너 중에 정치적 코너는 37개가 나왔다. 이 37개 중에 보니까 토론의 방향성, 출연자 선정 등에 대해서 심각한 편향성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정치적 사안을 다룬 37개 코너 중에 보수성향인사만 출연한 코너는 9개, 24%, 이 보수성향인사도 뒤에 보겠지만 일반적인 우리 자유한국당보다는 김세연 의원이라든지, 김영우 의원이라든지 이런 의원님들이 주로 출연했고, 그 다음에 보수·진보 함께 출연한 코너가 4개, 진보성향인사만 출연한 코너가 65%, 24개에 이르고 있다.” (박성중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
꼼꼼하게 들여다보셨다. 헌데 자기 당 의원까지 ‘디스’ 아닌 ‘디스’를 하고 나섰다. 김세연․김영우 의원이 누구인가. 지난해 말 불출마를 선언하고 한국당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일종의 ‘내부고발자’들이 아닌가. 박 위원장의 위 발언은 마치 두 의원은 한국당 의원이 아니다라는 선언이라 봐도 무방할까.
이날 박 위원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요일 코너 제목과 출연자를 하나하나 거론하기도 했다. 마치 프로그램 홍보에 나선 것처럼. 헌데 한국당이 이 프로그램을 실제로 모니터링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이 한국당 의원들의 출연을 애타게 갈구하는 걸 보면.
김어준은 종종 생방송 중 한국당 의원들이 섭외에 응하지 않고 출연을 고사한다고 토로해왔다. 고정 프로그램을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 봐도 무방해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고소고발 운운했다. 이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했다면서.
“이와 같은 TBS-FM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행태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공영방송의 책임을 망각한 행동으로 저희 자유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이를 즉각 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미 저희들은 5일치 방송분에 대해서는 12월 30일 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신청을 했고, 그럼에도 이것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 진행자 김어준씨, 작가, PD 등 프로그램 제작진에 대해서도 고소·고발 등 다각적 법률 대응을 검토해 나갈 것이다.” (박성중 위원장)
그리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공격한 또 한 사람
“레거시 미디어에서도 문제가 되는데 이른바 그쪽 편 미디어들 참 문제가 많아요. 그쪽 사람들 듣기 좋아하는 뉴스 내주는 미디어들이 좀 있거든요. 그러니까 대표적인 게 김어준의 뉴스공장이거든요. 조민 인터뷰 한번 한 적 있었죠? 기억나세요?”
1일 JTBC <신년토론>에 출연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발언이다. 진 전 교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언급하며 조 전 장관 딸과의 인터뷰를 걸고 넘어졌다. 이 발언이야말로 한국당과 진 전 교수가 공히 해당 프로그램을 듣지 않고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게 인터뷰다라는 것은 지금 공격적인 질문을 한다라든지 시청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부분들을 질문을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냥 피의자가 하고 싶은 말을 갖다가 보니까 법적으로 다 조율해서 나왔더라고요. 그거 그냥 그대로 내보냈단 말이죠.
문제는 뭐냐 하면 저게 정상적인 인터뷰였다면 어떤 질문을 했어야 되냐면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에요. 자기 봉사활동 했다 그러잖아요. 그렇죠? 그러면 어느 프로그램에서 했느냐. 그 프로그램의 담당 교수가 누구냐.그 원어민 교수가 누구냐 한마디 질문하면 끝입니다. 그렇죠? 질문 안 하잖아요. 그렇죠? 본 사람 하나도 없는데 그거 질문해야 되는데 그건 질문 안 하고 온갖 변명만 딱 들어줬다라는 겁니다.”
인터뷰는 참으로 다양한 갈래가 존재한다. 어떤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 A부터 Z까지 아우르는 인터뷰가 있을 수 있고, 독자나 시청자들이 기존적인 사실 관계나 과거 타임라인을 다 알고 있다는 전제 하에 진행될 수도 있다.
조 전 장관 딸의 인터뷰는 후자에 해당한다. 조 전 장관 딸의 실제 봉사활동 여부는 이미 동양대 관계자나 동양대 장 모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거론한 바 있다. 조 장관 딸에게 담당교수를 묻고 말고는 프로그램 제작진이나 진행자 김어준의 자율이지 반드시 물어봐야 하는 당위가 아니란 얘기다. 이렇게 한국당과 진 전 교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공격하고 나선 것이 참으로 공교롭다.
심지어 한국당은 고소고발 운운하며 겁박을 하고 나섰다. 총선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한국당이 청취율 1위 라디오 프로그램의 마이크를 뺏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공영방송을 장악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의 향수를 버리지 못한 한국당의 다음 타깃은 어느 방송이 될 것인가.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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