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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에 살기등등 역대급 ‘조중동’ 사설들…盧·文의 운명[하성태의 와이드뷰] 2020년 시대정신이자 화두로 떠오른 검찰개혁·언론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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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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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31  10:02:02
수정 2019.12.31  10: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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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문 정권은 나라를 완전히 두 동강 내고 있다. 어느 대통령이건 어느 정권이건 찬반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세상이 극렬하게 대립했던 기억이 없다. 박근혜 정부 때도 좌파 세력이 오늘의 보수 우파 세력이 느끼는 정도의 절망감, 분노, 허탈감을 가졌을까? 지금처럼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자괴감과 수치심을 느꼈을까? 자고 깨면 우리나라의 기본 구조와 삶의 기틀이 깨지는 것 같은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고 살았을까?”

‘선택적 기억 상실’이 이리도 무섭다. 개인이야 심리적으로 극심한 고통이나 트라우마를 스스로 제거하려 노력한다지만,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가 이 정도라면 문제가 훨씬 심각해 보인다. 31일자 <이승만과 박정희의 말로를 보다>란 ‘김대중 칼럼’은 여러모로 ‘역대급’이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박근혜 정권만 봐도 그렇다. 국민들을 절망감과 분노, 허탈감에 빠뜨리다 못해 전 국민적인 트라우마에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를 잊었던 말인가. 자괴감과 수치심을 느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쏟아져 나왔던 국정농단 사태를 까맣게 잊었는가. 

박근혜 정권의 탄생과 몰락에 일조한 1등 신문이라면, 심지어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강효상 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았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일말의 책임감이라도 느껴야 하지 않겠는가.  

<조선일보>가 그럴 리가. 하지만 이날 ‘김대중 칼럼’은 가히 저주의 굿판에 가까웠다. “문 정권이 2019년 세밑에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 제정을 강행하는 것은 역사의 무지에서 오는 것인가?”라는 반문 속엔 독한 언어들이 넘실거렸다. 

김대중 논설위원은 “이승만의 장기 집권 기반을 마련한 3·15 부정선거가 자행됐고 이에 분노한 4·19 국민 항쟁이 폭발했다”며 이승만의 말로를, “이승만이 갔던 장기 집권의 길을 답습해 독재의 전철을 밟다가 부하의 총탄에 쓰러진 것”이라며 박정희의 죽음을 소개했다. 문재인 정권이 그런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가능성이 어디 있느냐는 협박과도 같았다.   

“이승만은 건국의 공이 있고 박정희는 흥국의 업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그들에 비해 무엇을 내세울 수 있나?”라는 의미 없는 질문과 함께. 이날 조중동이 내놓은 사설이 대개 이런 식이었다. 선거법 개정안에 이어 처리된 공수처 법안에 대해 일제히, 강렬히 저항하고 있었다.  

일제히 저항에 나선 조중동 
 
“20대 국회와 이 법안을 주문한 문재인 정부는 무소불위의 ‘괴물’ 수사기관을 만든 역사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중앙일보>의 31일자 <역사적 오점으로 남을 20대 국회의 공수처 입법>이란 제목의 사설이다. 공수처를 역사의 오점으로 규정한 <중앙일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정식으로 임명된 뒤 수사팀에 대한 보복성 인사를 할 가능성이 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은 흔들림 없이 수사 지휘에 임하기 바란다”며 윤 총장을 향해 ‘조국 수사’에 대한 분발의 메시지를 보냈다. <조선일보>는 심지어 문재인 정권을 군사정권에 비유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여당과 군소 정당들은 운동권 출신이거나 그 비슷한 세력들이다. 그동안 '민주화 운동'을 훈장처럼 내세워 왔다. 이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기둥과 같은 제도들을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군사정권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야당은 이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조차 주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조선일보> 31일자 <나라의 기본 틀 강제 변경, 군사정권 이후 처음이다> 사설 중 일부다. 과연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은 여당 의원들에다 친여 군소 정당 의원들의 손을 빌려 절반을 조금 넘는 찬성표로 국가 기본 틀을 바꿔버렸다. 군사정권 이후 처음 보는 사태다”란 주장을 얼마나 납득할까. 

<동아일보>는 이날 <‘4+1’ 공수처법 강행, 개악으로 변질된 檢개혁>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의 수치”라고 규정했다. 이쯤 되면 가히 보수 일간지들의 공수처 법안을 둘러싼 백일장 대회라 할 만 하다. 

“‘4+1’ 협의체는 어떤 법적 근거도 없는 임의 기구다. 여당과 군소야당이 밀실 협상을 통해 선거법에 이어 공수처법까지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교섭단체 대표 협상이라는 국회법상 대원칙은 철저히 무시됐다. 잘못된 선례는 두고두고 우리 헌정사에 입법 농단으로 남을 것이다. 여당과 군소야당의 정치적 야합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홈페이지 캡처>

그리고 노무현과 문재인의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그래서 공수처법은 단순히 법률 하나가 제정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깨어있는 시민이 기득권자의 온갖 방해를 물리치고 승리한 것입니다. 2015년의 촛불시민혁명이 법으로 실현된 것입니다. 시민적 개혁의 제도화의 힘찬 첫 발걸음을 내딛은 것입니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소셜 미디어에 적은 글이다. 조중동을 비롯한 레거시 미디어들의 ‘저항’이야말로 이 의원이 언급한 “기득권자의 온갖 방해”의 다름 아닐 것이다.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란 시대적 과제를 통해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의 카르텔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온 국민이 확인하고 있는 셈이랄까.  
 
“검찰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가운데 검찰은 임기 내내 청와대 참모들과 대통령의 친인척들, 후원자와 측근들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추진한 대가로 생각하고 묵묵히 받아들였다. 그런데 정치적 독립과 정치적 중립은 다른 문제였다. 검찰 자체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으면 정치적 독립을 보장해 주어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

정권이 바뀌자 정치적 중립은 물론이요 정치적 독립마저 스스로 팽개쳐 버렸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럽다. 이러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 2017년 4월1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입구에서 진행된 집중유세에서 시민이 건내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

<시사IN> 고제규 편집국장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중 일부다. 노 전 대통령이 완수하지 못해 훗날 “정말 후회스럽다”며 개탄한 검찰 개혁을 위한 제도화를 이제 그의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조국이란 불쏘시개의 희생을 발판 삼아. 

“가장 막강한 권력은 언론이다. 선출되지도 않고 책임지지도 않으며 교체될 수도 없다. 언론은 국민의 생각을 지배하며 여론을 만들어낸다. 그들이 아니라고 하면 진실도 거짓이 된다. 아무리 좋은 일도 언론이 틀렸다고 하면 틀린 것이 된다.”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론이 지금보다 좀 더 정확한 보도, 그리고 올바른 여론형성에 노력해 간다면 우리가 목표하는 선진 한국은 더욱 앞당겨질 것입니다.” 

그리하여 복기할 것이 바로 노 전 대통령의 위와 같은 공개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득권 언론과의 전쟁이다. 문 대통령이 내디딘 검찰개혁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이 염원했던 언론개혁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조중동’의 살기 등등한 31일자 사설을 보라. ‘조국 사태’로 인해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2020년의 시대정신이자 화두로 떠오른 것은 어쩌면 여전한 문재인, 그리고 노무현의 운명일지 모를 일이다.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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