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운운 이은재와 ‘2030 지지 7%’ 한국당의 미래

[하성태의 와이드뷰] 의장석 점거와 회의진행 방해.. 누가 정치혐오 부추기나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찬성 156인으로 통과됐다. <사진제공=뉴시스>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찬성 156인으로 통과됐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번 선거법 개정의 가장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투표권을 획득한 만 18세 청년들 축하합니다. 정의당은 다음 국회에서 선거연령을 만 16세까지 확대하고, 국회의원 피선거권을 만 20세로 하향하는 정치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50만 명이면 전국 253개 지역구에 평균 약 1970여명,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이 인구가 많고 젊은 인구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작 자한당에게 악몽은 연동형이 아니라 만 18세 유권자와 그 투표율이 될 것입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대한 평가다. 박 의원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렇게 선거연령 하향의 의미를 짚는 동시에서 “이 판국에 국회 난장판 만들고 비례한국당 꼼수를 전략이라고 호들갑 떠는 것, 멍청한 짓이 될 겁니다”라고 꼬집었다.

개정안 통과 당일이던 27일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한국사회 기득권 구조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그 균열을 더욱 키워서 기득권의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며 “여성, 청년, 소수자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외면하는 정치도 변화의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누구에게는 의미 있는 진전이고, 또 누구는 아쉽다는 평을 내놓을 수도 있다. 하 공동대표 역시 최근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4+1’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선관위의 원안이 100%라면 50% 정도”라고 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명백한 것은 하나 있다. 선거법 통과 과정에서 확연히 드러난 ‘기득권’의 저항 말이다. 이날 보수야당이 국회에서 연출한 의장석 점거와 회의 진행 방해는 누가 정치혐오를, 정치 불신을 자청하는지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3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이은재 의원을 비롯한 자한당 의원들이 그를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3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장석으로 향하고 있다. 이은재 의원을 비롯한 자한당 의원들이 그를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얼굴 만지지 마!”, “야, 성희롱 하지 마라!”

의장석으로 진입하려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막고선 자유한국당 의원들. 그 무리 중 문 의장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밀치며 고성을 외치던 이은재 한국당 의원의 퍼포먼스는 한국 정치사에 두고두고 남을 명장면이었다.

그 앞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연신 “날치기 반대” 등을 외치고 있었다. 무려 1년 동안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협상할 시간이 주어졌으나 이를 줄곧 외면해 왔던 한국당이 과연 “날치기”라 외칠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여성이란 본인의 정체성까지 내던지며 ‘성희롱’을 연출하는 이은재 의원의 절규는 가련(?)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이 의원의 액션은 표절에 가까웠다. 지난 4월, ‘오신환 의원 사보임 사태’ 당시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던 임이자 의원이 먼저 문 의장을 막아서며 “손대면 이거 성희롱”이라던 그 희한한 광경을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를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까. 과연 이번 선거법 개정안의 국회통과를 과거 보수 정당이 줄곧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삼아왔던 ‘날치기’로 인식할까. 한국당은 국민들에게 정치혐오와 정치불신을 심고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을 투표장으로 향하지 않게 만들면 그만인가. 그래서 선거 연령 하향을 그리도 반대했던 건가.

“국회의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 체포ㆍ감금, 협박, 주거침입ㆍ퇴거불응, 재물손괴의 폭력행위를 하거나 이러한 행위로 의원의 회의장 출입 또는 공무 집행을 방해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국회법 166조 국회 회의 방해죄)

그런데 어쩌나. 이날 온 국민들이 이은재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이 국회법 166조를 위반하는 장면을 생중계를 통해 목격한 것을.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4+1’ 의원들이 “징역 5년!”을 외치며 한국당의 회의 방해를 비난한 이유도 그래서다. 국민들은 이미 문 의장이 진짜 ‘날치기’를 용인했는지, 아니면 이은재 의원과 그 동료들이 국회 회의를 방해했는지를 각자 판단하고 있지 않을까.

2030 세대 7%가 지지하는 한국당의 미래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34.3%로 가장 높았고, 정의당이 8.7%,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7.3%를 기록했다. 지지정당이 없거나 잘 모르겠다는 무당층이 40.4%로 상당한 수준이었다.

성별로는 2030 남성은 민주당 29.2%, 한국당 11.0% 바른미래당 9.2%, 정의당 7.0%의 지지를 보냈지만, 여성은 민주당, 정의당, 바른미래당, 한국당 순으로 각각 39.7%, 10.5%, 5.2%, 3.3%의 지지율을 보였다.

20대와 30대로 다시 나눠보면 30대의 경우 민주당 37.3%, 정의당 11.9%, 한국당 8.6%, 바른미래 6.7% 순인 반면 20대는 민주당 31.4%, 바른미래 7.9%, 한국당 6.0% 정의당 5.7% 순이었다. 30대는 민주당과 정의당에 총 49.2%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20대는 37.1% 였다. 반면 무당층은 20대 44.0%로 30대 33.0%를 앞섰다.”

28일 <뉴스1>이 보도한 [2030세대 67% “86그룹 퇴진” 공감.. 정의당>한국당] 기사 중 일부다. 해당 여론조사는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조사(20~21일)한 뒤 지난 24일 공개한 ‘21대 총선 2차 여론조사’ 결과 중 일부다.

무당층이 40%를 넘겼다. 일견 한국당의 정치불신, 정치혐오 양산 전략이 먹힌 결과라 할 수 있다. 2030의 여론이 이랬다. 하지만 한국당의 지지율이 7%대라는 점, 정의당이 한국당을 앞섰다는 점, 또 한국당과 (아마도 참가자들이 신보수당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농후한) 바른미래당이 동률을 이뤘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 조사는 전국 만 19세~39세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100% 무선전화면접 조사,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 응답률은 20.3%.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2030의 민심이 이 정도다. 다른 여론조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관련 기사 : ‘30대 지지율’ 9% ‘절대 안 찍는다’ 44%…황교안의 업적). 한국당의 2030 지지율이 한자리수를 기록한지 오래다. 황교안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 역시 절정에 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게 다 2019년 한 해 ‘기득권’과 태극기 세력, 보수 기독교인들만 보고 ‘정치 아닌’ 정치를 해 온 한국당이 자처한 일이다. 과연 미래 세력인 2030의 무당층 40%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또 다시 물리력도 불사한 한국당과 “성희롱 하지 마라”며 자작극(?)을 연출한 이은재 의원을 보고도.  

하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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