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촉구 투신 ‘삼베 세조각’ 유서 보니..

“국민 분노할까 두려워…시민들도 힘모아 달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투신자살한 전북 50대 남성이 삼베에 남긴 유서가 23일 공개됐다.

전날 밤 단일화 TV토론을 시청한 유모(53)씨는 22일 오후 5시 10분경 전북 완주군 용진면의 13층 아파트에서 ‘두 후보는 반드시 단일화를 해 달라’는 현수막을 베란다에 내걸고 뛰어내렸다.

<뉴시스>에 따르면 가로 50m, 세로 6m의 삼베 천 세조각으로 이루어진 유서에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훌륭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단일화를 속히 이루어 주셔서 국민의 염원을 이루어 주십시오. 국민이 분노할까 두렵습니다. 기득권 세력에 말씀하시듯 두 분도 야망 내려놓으시고 뜻을 모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한 분은 국민의 수레를 끌어주시고, 또 한 분은 밀어주시어 새 정치에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주십시오. 또한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펴주십시오 (저에 진실한 마음을 부탁드립니다. 두 분께 분노하지 마시고 힘을 모아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단일화를 촉구하며 투신자살한 전북 50대 남성이 삼베 천 세조각에 남긴 유서가 23일 공개됐다. ⓒ 뉴시스 홈페이지 화면캡처
단일화를 촉구하며 투신자살한 전북 50대 남성이 삼베 천 세조각에 남긴 유서가 23일 공개됐다. ⓒ 뉴시스 홈페이지 화면캡처

유씨는 버섯농사를 짓고 있으며 정당이나 시민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지만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자의 비보 소식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23일 브리핑에서 “단일화를 위해 소중한 목숨을 던진 유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면서 “반드시 단일화에 성공해 이분의 뜻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애도했다.

진성준 선대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권교체와 후보단일화를 향한 국민의 요구가 얼마나 절박한가를 일깨운 충격적이고도 안타까운 소식”이라며 “‘한 분은 수레를 끌고 한 분은 밀어주며 복지국가를 만들고 농민을 보살펴달라’는 유서 말씀이 가슴을 찌른다”고 말했다.

진 대변인은 “실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기필코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임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전날 지역의원들이 빈소를 먼저 방문했으며 향후 중앙당 차원에서도 조의를 표할 예정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의 정연순·유민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씨는 유서에서) 한 사람은 수레를 끌어주고 한 사람은 밀어주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달라 했다”며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고 성심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추가로 공개된 유씨의 삼베에 적힌 유서 내용에 네티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며 애도를 표했다.

ID ‘사필**’은 “처음엔 단일화하라는 유서쓰고 투신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정신이 이상한 사람일 거라고 여겼는데 유서내용을 보니 얼마나 많은 사색과 연민을 가진 분인지 느껴집니다”라며 “가슴이 시려옵니다. 두 후보는 꼭 단일화하시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Jins****’은 “애잔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꼭 단일화 성사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고 ‘평*’도 “아...눈물이 난다. 고귀한 뜻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 ‘헐렁*’는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지만 자살은 아닙니다. 힘들고 외롭고 고통받는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자살은 아닙니다”라며 “자살은 어떠한 경우라도 정당화 되어서는 안되고 특히 미화 되어서도 안됩니다.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난네***’도 “아니... 그렇다고 투신하시면 어쩝니까. 살아서 지지해주고 소중한 한표 행사하셔야지”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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