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문‧안 둘다? ‘12‧9 단일화설’ 솔솔

촛불집회에 투신자살까지 ‘성난민심’ 일촉즉발

대선 후보 등록 이틀을 앞두고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방안을 놓고 ‘벼랑끝 대치’를 하고 있는 가운데 ‘12월 9일 단일화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8대 대선 투표 용지를 12월 10일부터 인쇄하기로 결정했다. 또 선관위는 특정 대선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전날까지 사퇴를 신고하면 후보 이름 옆에 ‘사퇴’라고 명기하기로 했다.

이러한 가운데 단일화 협상이 정면 대치 양상으로 치닫자 양측 캠프에서는 동시에 ‘12월 9일 단일화설’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 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 후보가 결정되면 사퇴한 후보의 이름 옆에 ‘사퇴’라고 찍히기 때문에 무효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경우 양측 캠프 지지자들의 격한 대립으로 단일화 효과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벼랑끝 대치 양상에 분노한 시민들이 22일 밤 서울 종각에서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 진중권 동양대 교수 트위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벼랑끝 대치 양상에 분노한 시민들이 22일 밤 서울 종각에서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 진중권 동양대 교수 트위터

야권지지자들의 분노는 이미 행동으로 시작됐다. 단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명(경찰 추산)은 22일 밤 서울 종각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소설가황석영씨도 참석했다.

발언에 나선 진 교수는 “국민들은 선거운동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이 뛰어놀 수 있게 판을 깔아달라”며 “단일화만 해달라, 그 다음은 국민이 하겠다”고 촉구했다.

황석영 소설가는 1987년 대선의 ‘악몽’을 상기시키면서 “두 후보가 역사의 죄인이 되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후보 등록일까지 전국적인 촛불 시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전북 완주군 용진면의 한 50대 남성이 ‘단일화를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해 파문이 일었다.

유모(53)씨는 21일 밤 ‘문재인-안철수 TV토론’을 본 뒤 22일 ‘두 후보님께 드립니다’란 문구를 적은 현수막을 아파트 베란다에 내걸고 오후 5시 10분경 13층 높이에서 뛰어내렸다.

유 씨는 투신 전 작성한 유서에서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모아주시고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주십시오.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유씨는 버섯농사를 짓고 있으며 정당이나 시민단체에 가입한 적은 없지만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철수 캠프 정연순·유민영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캠프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원장단 회의에서 “어제 한 분의 시민이 돌아가셨다”며 “이명박 정권의 폭압과 서민경제의 붕괴로 모처럼 정권교체의 기회가 우리 앞에 와있는데 매우 답답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오늘은 단일화 합의를 기대하는 이런 서민경제의 붕괴로부터 국민을 살려내고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해내는 절체절명의 하루일 것 같다”고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SNS에서도 “단일화를 촉구하며 오십대 의인이 자결했다. 내 목숨도 필요하냐?”(nom*****), “만일 투표용지에 두 사람 이름 모두 박히면 무조건 진다에 돈 걸 용의 있음. 그 후에 단일화 되어도 무효표가 만만치 않게 나올 것이기 때문이지”(log***), “문재인-안철수, 제발 이제 단일화하면 안 되겠니? 투표용지에 이름이 세 개 들어가면 수많은 무효표가 나올텐데... 그래서 정권 못 찾아오면 ? 어떻게 책임을 지려고 이카는가 말이고~~? 국민은 속이 탄다, 이 사람들아!!!”(LEEJ****)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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