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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삼진아웃제’…기자단은 왜 조용한가[기자수첩] ‘오보 기자 검찰 출입금지’ 비난했던 한국당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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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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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0  13:48:39
수정 2019.12.20  14: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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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기자단은 법무부를 항의 방문했다. ‘오보한 기자 등 언론기관 종사자 검찰 출입 금지’ 조항에 강력히 항의했고, 이 조항은 결국 삭제됐다. 오보 여부를 검사장과 검찰총장이 판단하고 출입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은 사실상 ‘언론통제’ 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법조 기자단과 법무부가 협의했던 다른 조항들 삭제 조치가 반영되지 않자 기자단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미디어오늘이 11월29일 보도한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제목이 <출입기자단, 법무부 훈령 최종안에 “법적 대응할 것”>입니다. 법무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법무부 훈령)’을 추진하려 하자 법무부 기자단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

‘오보 기자 검찰 출입 금지’에 강력 반발했던 기자단 … 한국당 출입기자들은? 

법조 기자단은 법무부를 항의 방문했고, 이른바 ‘오보 기자의 검찰 출입 금지’ 조항은 삭제됐습니다. 법조 기자단은 법무부 방침에 대해 매우 발빠르게 움직인 셈입니다. 

하지만 “법조 기자단과 법무부가 협의했던 다른 조항들 삭제 조치가 반영되지 않자 기자단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법조 기자단 입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법무부 훈령’에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긴 하죠. 그러나 법조 기자단의 폐쇄적인 운영은 그보다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법조 기자단 문제는 보완 정도가 아니라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법조 기자단 문제를 언급하려는 건 아닙니다. 제가 오늘 하려는 얘기는 한국 언론의 이해할 수 없는 ‘들쑥날쑥 언론통제 개념’에 관한 겁니다. 특히 기자단의 ‘언론 통제’ 개념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혹은 출입기자단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어제(19일) 불공정한 보도를 하는 언론사와 기자에게 ‘삼진아웃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자유한국당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우선 1·2차 경고를 하고, 3차 경고시에는 한국당 출입금지 등의 제재를 하겠다는 겁니다. 자유한국당은 실제 MBC를 첫 사전경고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한국당의 방침은 사실 법무부의 ‘훈령’보다 더 문제가 심각합니다. ‘한국당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언론 보도’라는 게 자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법무부의 ‘오보 기자 검찰 출입금지’보다 더 황당한 발상입니다. 

오늘(20일) 한겨레가 사설에서 지적했지만 “이번 조처는 지난 10월 법무부가 오보 언론에 대해 검찰청사 출입금지 등의 훈령을 발표했다 취소했을 때 자유한국당이 취한 태도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오보 기자 검찰 출입금지’ 비난했던 한국당의 내로남불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는 법무부 방침에 대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는데, 지금 한국당이 하겠다는 ‘삼진아웃제’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도가 아니라 ‘한국당 비판 기사 쓰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으름장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자유한국당의 이런 태도야말로 ‘내로남불’ 아닌가요. 법무부가 하면 ‘언론 탄압’이자 ‘통제’이고, 자유한국당이 하면 ‘정당한 행위’인가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잘 이해가 안 가는 건, 상당수 주류 언론과 자유한국당 출입기자들입니다. 물론 한국당의 ‘삼진아웃제’ 발표 이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기자들이 문제를 많이 제기했다고 합니다. ‘비판적인 질문’이 이어졌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법무부를 항의 방문하고, 법적 대응까지 밝힌 법조 기자단과 비교해 보면 자유한국당 출입기자들은 너무나도 ‘조용’합니다. 자유한국당의 이번 조치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언론 길들이기용’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데 기자단 차원의 입장문 발표나 대응도 없고, 항의 방문한다는 얘기도 없습니다. 

심지어 한국당이 특정 언론(MBC와 JTBC)사를 ‘콕 집어’ 언급까지 했는데도 한국당의 방침을 비판하는 사설이나 칼럼은 오늘(20일) 한겨레 정도를 제외하곤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법무부 ‘오보 기자 검찰 출입금지’ 때와는 너무나도 판이하게 다른 태도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법조기자단 입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폐쇄적인 법조 기자단의 경우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보를 핑계로 특정 언론이나 기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에 대해서는 비판적입니다. 오보가 발생하면 해당 기자나 언론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식은 많기 때문입니다. 

   
▲ 박성중 자유한국당 미디어특위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편파·왜곡방송 모니터링 결과 불공정 보도에 대한 삼진아웃제 실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법조 기자단과 ‘판이하게’ 다른 한국당 출입기자들의 반응 

아무튼 기자단에 따라 이렇게 ‘언론 통제’에 대한 대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 – 저는 참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 ‘차이’가 혹시 기자들을 ‘압박’하는 방식의 차이에 따른 것은 아닌지요. 저는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뉴스수용자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만약 법무부도 한국당처럼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강력한 방침’을 밝히면서 대응해 나갔다면 어떤 풍경이 펼쳐졌을까요. 이건 단정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만 기자들이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인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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