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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JTBC 뉴스가 비판받는 이유[기자수첩] 주목받는 MBC·외면받는 JTBC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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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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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2  13:48:45
수정 2019.10.22  14: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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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평화나무 펙트체크 주간신문 최신정보’ 3호에 실린 글을 일부 수정·보완했습니다. 

“세월호 때 잘해서 신뢰도가 높고 엄청나게 사랑을 받았던 방송이 최근 푹 떨어지면서 단숨에 훅 가버리는 게 지금 시대다. 지금은 언론인들이 과거처럼 완주할 수 없는 시대다. 시대 흐름을 따르지 못하면 정말 한순간에 훅 갈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많이 보여주고 있다.”

정연주 전 KBS사장이 지난 16일 KBS 유튜브 생방송 ‘J 라이브’에 출연해 한 말입니다. 정연주 전 사장이 언급한 방송은 바로 JTBC ‘뉴스룸’입니다. 이른바 ‘조국 보도’와 관련해 JTBC 보도에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 전 사장 말대로 JTBC ‘뉴스룸’은 ‘단숨에 훅’ 간 걸까요? 

제가 보기에 단정할 순 없지만, 위기인 건 분명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세월호 참사’ 이후 라이브 방송뉴스 시청은 JTBC였습니다. 방송뉴스를 라이브로 보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겠지만 저에겐 일종의 바로미터였습니다. 하루 이슈를 방송사들이 어떤 관점으로 다뤘나 - 이걸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가장 괜찮다고 생각하는 방송사를 선택한 다음 라이브로 보고, 전체적인 맥락을 분석합니다. 그런 다음 다른 방송사 뉴스는 인터넷으로 체크합니다. 

   
▲ <이미지 출처=KBS ‘저널리즘 토크쇼 J’ 유튜브 생방송 ‘J 라이브’ 영상 캡처>

한동안 ‘공정뉴스 바로미터’는 JTBC 뉴스 

미디어 문제를 다루는 기자로서 매일 해야 하는 일종의 직업병인데 수년 동안 바로미터가 됐던 게 바로 JTBC였습니다. ‘그렇게’ JTBC로 고정됐던 뉴스채널은 박근혜 탄핵, 정권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그대로’ 유지됐고 최근까지 시청패턴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채널이 MBC로 돌아갔습니다. 

한번 돌아간 채널은 어지간해선 바뀌지 않습니다. 저처럼 ‘충성스런’ 시청자가 왜 채널이 돌아갔는가 - JTBC는 이걸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MBC는 나 같은 시청자가 왜 돌아왔는가 -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 글은 두 방송사에게 주는 일종의 ‘팁’입니다. 
 
정철운 미디어오늘 기자는 <한국 언론은 조국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는 기사에서 ‘조국 보도’와 관련해 주류 언론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언론은 출입처 기반의 보도자료·속보·단독이란 기존 취재 메커니즘에 머물렀고, 이번에도 다양한 ‘미디어 시민’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데 실패했다.” 

온당한 지적입니다. 정철운 기자 분석에 조금 첨언을 하면 필자는 한국 언론의 지형 변화와 관련해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사건이 ‘세월호 참사’와 ‘조국 보도’가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두 사안’을 관통하는 맥락과 포인트가 다른 것 같지만 본질과 핵심은 같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 맥락과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야 최근 JTBC의 ‘추락’과 MBC의 ‘상승’이 보입니다.
 
세월호 참사 때 JTBC가 주목받았던 이유가 뭘까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부’로 판단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저는 ‘관행으로부터의 탈피’가 핵심 포인트였다고 봅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세월호 참사 등에서 주목받았던 ‘맥락 저널리즘’ 조국 보도에서는 왜? 

당시 상당수 언론은 기본적인 사실확인 없이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것 위주로 받아 썼습니다. 당시 취재기자들은 물론이고 간부들 역시 그것이 관행이었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었다는 판단을 했을 거라고 봅니다. ‘공신력 있는’ 정부가 발표하는 사고 수습현황이나 대책에 오류가 있다는 생각을 원천 차단했다는 얘기입니다. 저널리즘의 실종이었습니다. 

하지만 JTBC는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습니다. 주류 언론 상당수가 정부가 제공하는 자료나 입장을 그대로 보도했던 관행을 답습한 반면 JTBC는 이런 취재관행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고 구조에 나선 민감 잠수사들의 주장을 주목했습니다. 정부 발표와 다른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 방점을 찍었다는 얘기입니다. 

JTBC는 상당수 언론이 관행적으로 해왔던 취재보도 방식에서 벗어났고 이런 점이 다른 언론과 차변화를 가능케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부가 핵심이 아니었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JTBC의 이런 ‘관행으로부터의 탈피’가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 ‘맥락 저널리즘’이라는 이름으로 명명됐다고 봅니다. 그렇게 형성된 신뢰도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보도’로 이어졌고 그 중심에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국 보도’에선 JTBC의 ‘이런 장점’이 발휘되지 않았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상당수 언론과 크게 다를 바 없이 ‘검찰발 기사’가 ‘뉴스룸’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언론개혁과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하는 리포트를 의제화하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지 않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JTBC 기자들은 ‘조국 보도’에선 검찰이 흘리는 일방적 정보와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의혹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리포트로 내보냈습니다. ‘관행으로부터의 탈피’가 아닌 ‘관행으로의 복귀’였고 그렇게 JTBC는 검찰발 기사를 진실인 것처럼 내보내는 한국 주류언론 가운데 하나로 인식됐습니다. 

MBC 뉴스의 최근 신뢰도 상승은 JTBC와는 상반된 태도에서 비롯한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상대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현재 JTBC와 MBC에 대한 상반된 평가는 이런 배경에서 기인했다는 저의 생각입니다. 

MBC는 ‘조국 보도’에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왔던 ‘피의사실 공표 저널리즘’과 거리를 두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MBC 검찰 출입기자들의 의견을 박성제 보도국장이 수용했고 이 ‘원칙’은 다른 언론과 차별화된 보도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검찰 흘려준 정보’ 의심하고 검증한 MBC 

검찰이 비공식적으로 흘려주는 정보를 받아쓰는 데 급급하지 않고 검증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검증해서 내보내겠다는 것–어찌 보면 언론이 당연히 지켜야 할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지키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출입처 제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한국 언론의 구조상 ‘검찰발 속보 저널리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언론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사 속보 저널리즘’에선 진보와 보수언론의 구분이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MBC는 최근 ‘뉴스데스크’에서 <검사 기소율은 0.13%…‘검사 성매매법’ 따로 있나> <검사 걸리면 영장부터 ‘기각’‥“우리 건드리지 마”> 같은 검찰 비판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이런 리포트가 가능했던 이유가 뭘까요? 

저는 MBC의 ‘검찰발 정보 받아쓰기’ 관행으로부터의 탈피 노력, 서초동 앞에서 촛불을 들며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주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MBC가 서초동 집회에서 드론을 띄워 영상 보도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검찰을 비롯한 출입처가 아닌 시민들의 움직임을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언론이, 심지어 JTBC마저도 검찰과 조국 전 장관을 비롯해 가족 등을 주목할 때 MBC는 시민의 변화 목소리를 주목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 JTBC를 제외한 상당수 언론이 정부 발표만 쳐다보다가 독자와 시청자의 외면을 받은 것처럼 지금은 MBC를 제외한 많은 언론이 ‘관행을 바탕으로 한 기존 취재 메커니즘’을 고집하다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시민들은 언론을 향해 ‘관행으로부터의 탈피’를 요구하며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을 주문해 왔습니다. 문제는 상당수 주류 언론이 여전히 정부나 기업 등 출입처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나 ‘비공식적으로 흘려주는 정보’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확실하지 않은 표피적 정보를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달고 진실인 것처럼 보도합니다. 정철운 미디어오늘 기자가 지적한 것처럼 ‘미디어 시민’들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있는데 주류 언론 종사자들은 과거의 관행을 정통 저널리즘이라 주장하며 완고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JTBC가 최근 들어 신뢰도에서 ‘위기 징후’를 보이고 상대적으로 MBC 뉴스의 신뢰도가 상승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미디어 수용자에 대한 인식 차이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MBC는 변화를 요구하는 ‘미디어 시민들’ 목소리를 주목하면서 의제화를 시도했지만, JTBC는 소통보다는 다시 ‘레거시 미디어’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관행으로부터의 탈피·시청자와의 소통이 문제의 핵심 

“시청자들과 소통하세요. 진실을 원하는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내 잘못을 사과했습니까? 지금 진심으로 반성하고 남에게 삿대질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최경영 KBS 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이 비판이 비단 KBS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언론 종사자들은 관행으로부터의 탈피를 요구하는 ‘미디어 시민’들과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 걸까요. 

최근 MBC와 JTBC 뉴스를 가르는 변곡점은 제가 봤을 때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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