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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명예훼손’ 언론 보도 유감[신문읽기] 검찰총장이 고소한 사건, 검찰이 수사하는 게 온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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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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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5  14:31:31
수정 2019.10.15  14: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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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윤석열 접대 의혹 보도 한겨레 수사 착수>

오늘자(15일) 조선일보 12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이른바 ‘별장 접대’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편집국장과 자회사 ‘한겨레21’ 하어영 기자 등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입니다. 

이른바 ‘윤석열 명예훼손’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관련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21’ 기자 등에 대해 고소를 했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기자 뿐만 아니라 ‘보도에 관여한 이들’까지 고소장에 포함시킨 검찰총장 

대략 한번 제목만 살펴 볼까요? 다음과 같습니다. 

<검찰, ‘윤석열 별장접대 의혹 보도’ 사건 수사 착수…형사4부 배당> (경향신문 10월14일)
<검찰, ‘윤석열 접대의혹 보도’ 형사부 배당…“직접수사”> (뉴시스 10월14일)
<검찰, ‘윤석열 접대 보도’ 한겨레기자 수사 착수> (머니투데이 10월14일)
<윤석열 ‘별장접대 의혹 명예훼손’ 고소사건 배당…수사 착수> (연합뉴스 10월14일) 
<서울서부지검, 윤석열-한겨레21 사건 직접 수사> (한국일보 10월14일)
<‘윤석열 접대 의혹 보도’ 한겨레 명예훼손 수사 착수> (KBS 10월14일)
<검찰, ‘윤석열 별장접대 의혹’ 명예훼손 수사 착수> (SBS 10월14일)
<검찰, ‘윤석열 접대 의혹’ 한겨레 보도 수사 착수> (YTN 10월14일)

기사는 거의 비슷합니다. 대부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입니다. “윤석열 총장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사건 보고를 일절 받지 않는 등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며 “손해배상청구, 정정보도청구 등 민사상 책임도 끝까지 물을 예정”이라는 대검찰청 입장을 소개해 준 언론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보도가 온당한가 – 의문이 듭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런 보도만 하는 언론’의 행태가 온당한가,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수사에서 짚어야 할 대목들이 몇 가지 있다고 보는데 상당수 언론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이걸 ‘모른 척’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제출한 고소장에는 관련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21 기자 외에 ‘보도에 관여한 이들’이라는 취지의 표현이 적혔다고 합니다. 이 대목 이상하지 않나요? 관련 내용을 보도한 국민일보 보도를 보면 이런 부분이 나옵니다. 

“보도 경위에 얽힌 이들까지 폭넓게 밝혀 달라는 취지로, 성명을 특정하지 않았다고 대검은 설명했다. 결국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서부지검 판단에 따라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면담보고서에 접근 가능했던 법조계 인사들이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 법조계에서는 과거사 진상규명 당시 윤씨를 면담한 수사관 등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일보 10월13일 <윤석열 총장, 고소장에 ‘보도에 관여한 이들’도 포함시켰다>)  

국민일보는 “해당 언론사의 보도 경위로 지목된 이른바 면담보고서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이들까지 폭넓게 조사해 달라는 요청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더군요. 그런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고소장에 그렇게 성명을 특정하지 않았다면, JTBC가 지적한 것처럼 “보도의 사실 여부를 넘어서 누가 취재정보를 제공했느냐까지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저는 검찰총장이 자신의 명예훼손 사건을 ‘이런 식으로’ 고소해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또한 이건 ‘요청’이 아니라 ‘지시’ 혹은 ‘압박’으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제공=뉴시스>

손혜원 의원 때 ‘이해충돌’ 강조했던 언론들 어디로 갔나 

사실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을 보면서 가장 이해가 안 갔던 부분은 ‘이해충돌’ 부분에 대해 지적하는 언론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손혜원 의원 파문 때 상당수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던’ 게 이해충돌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고소한 사건을 부하가 수사하는 것 – 이게 이해충돌이 아니면 대체 어떤 게 이해충돌일까요? 본인이 ‘수사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상명하복 문화가 강한 검찰 조직에서 총장이 고소한 사건을 ‘부하 검사’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을까요? 

이런 의문들 – 저는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보는데 상당수 언론이 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보도의 허위사실 여부에 대한 판단을 넘어 ‘누가 취재 기자에게 정보를 제공했느냐까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는 언론자유 침해와도 연결될 수 있는 대목인데 묘하게도(?) 많은 언론이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한겨레와 한겨레21 보도의 ‘엄밀성’ ‘완결성’ 부분에 대해 언론계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고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은 별도 평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언론보도에 대해 검찰총장이 직접 고소를 하고 관련 사건을 ‘검찰이 신속히 배당해서 수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언론이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놀랍습니다. 검찰총장이 고소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하는 게 온당한지 묻지 않는 언론이 정말 이상합니다. 

대체 ‘손혜원 의원 파문’ 때 ‘이해충돌’을 그렇게 강조했던 언론들은 다들 어디로 간 건가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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