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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릴레오’는 자정 능력 없는 1인 방송인가?[기자수첩]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는 언론은 주류·제도권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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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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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17  10:13:41
수정 2019.10.17  10:5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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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반사회적 표현, 자정능력 없는 1인 방송 한계 드러내”>

오늘자(17일) 조선일보 2면에 실린 <KBS 기자단체·3대노조 “성희롱 방송, 유시민 책임져라”>의 부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른바 ‘알릴레오’ 파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직접 인용 방식이어서 기사를 봤더니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 사람의 발언이더군요. 기사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전문가인데 그냥 실명으로 인용하지 굳이 ‘전문가’라고 해야 했나 – 이런 의문이 듭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알릴레오’ 장용진 기자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 

우선 이번 사안에 대한 제 입장을 ‘차근차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알릴레오’에서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봅니다. 

정경심 교수의 자산관리사 김경록씨를 인터뷰했던 KBS 법조팀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검사들이 그 기자를 좋아해 (수사 정보를) 술술 흘렸다. 검사가 다른 마음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고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는 것”이라는 발언은 그 자체로 성희롱성 발언이라고 봅니다. 

물론 당시 ‘알릴레오’ 방송에서 문제제기 했던 핵심적인 사안은 이른바 KBS의 김경록씨 인터뷰 왜곡문제였습니다. 일각에선 방송의 전체적인 내용에서 부분적인 문제를 지나치게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부분적인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발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보도에 대해 해당 매체와 기자를 비판하고자 했다면 보도의 문제점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장용진 기자 발언은 그런 범위에서 매우 벗어나 있었고 신중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장용진 기자는 사과를 해야 하는 사안이었고, 사과를 했습니다. KBS 기자들의 반발과 한국기자협회 등의 비판 성명도 그런 측면에선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뷰' 영상 캡처>

‘인터뷰 왜곡’ 비판에 대해 KBS 기자들은 왜 입장을 내놓지 않나 

그런데 저는 한편으론 KBS기자들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이 불편합니다. 정작 KBS 기자들이 입장을 내거나 해명했어야 할 부분에 대해선 입장 표명을 유보하면서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만 문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KBS의 김경록 인터뷰 왜곡 논란이 불거진 이후 성재호 사회부장이 자신의 개인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KBS 차원(기자들 혹은 KBS 포함)의 입장 표명은 없습니다. 

문제의 ‘알릴레오’ 방송에선 KBS의 인터뷰 왜곡 논란과 관련해 추가적인 의혹을 제기했지만 여전히 KBS 기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선 침묵입니다. KBS가 김경록 씨 인터뷰 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이후에도 인터뷰 왜곡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언론계 등에서도 KBS 보도에 대한 비판과 취재윤리와 관련한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고 있지만 KBS 기자들은 물론이고 현업인들이 주축이 된 한국기자협회와 언론노조 등에선 이 문제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이건 비겁한 태도라고 봅니다. ‘알릴레오’ 방송에서 장용진 기자의 성희롱 발언은 강하게 비판받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KBS가 김경록 씨를 인터뷰 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제대로 지켰는지 그리고 김경록 씨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을 제대로 리포트에 반영했는지 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찍히기 때문입니다. 

김용민TV <관훈라이트클럽>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KBS 법조팀과 검찰이 유착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경록 씨 관련 KBS 보도에 상당히 문제점이 있고, 취재과정에서도 비판받을 부분이 분명히 있긴 합니다만 이를 ‘KBS 법조팀과 검찰 유착’으로 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저는 오히려 지금까지 검찰을 출입하면서 해왔던 취재방식에 대한 고민과 성찰 없이 관행적으로 해온 제작방식이 더 근본 원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 잘못됐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사과한 ‘알릴레오’ … 하지만 주류언론은 사과해야 할 때 제대로 사과는 했나 

아무튼 저는 이번 파문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이른바 주류 언론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KBS 기자들은 김경록씨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는 걸까요? 저는 많은 시민들과 시청자들 그리고 언론계 일각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근거를 들면서 ‘KBS 리포트와 인터뷰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면 최소한 ‘그런 문제제기’에 대해 성실하게 입장을 내놓는 게 온당한 자세라고 봅니다. 

KBS 기자들은 김경록 씨 관련 리포트가 ‘단 1의 문제도 없는 완벽한 리포트였다’고 보는 걸까요? 저도 KBS가 공개한 인터뷰 전문과 KBS 리포트를 비교해 봤지만 ‘리포트가 김경록씨가 말하고자 했던 바를 정확히 반영했는지’ 의문이 들었고 ‘왜곡 논란도 불거질 수 있는 리포트’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드리는 얘기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알릴레오’에서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의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봅니다. 비판받아 마땅한 성희롱 발언이었습니다. KBS 기자들의 반발과 비판 성명도 지지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인터뷰 왜곡 논란과 취재윤리’ 부분에 대해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KBS 기자들이 불편합니다. 사과든 해명이든 반박이든 KBS 기자들의 입장은 진작에 나왔어야 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 입을 빌어 “‘알릴레오’는 자정 능력 없는 1인 방송”이라고 했지만 정식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방송이 자정 능력이 없으면 어떤 방송이 자정 능력이 있는 건가요? 

그리고 말이 나와서 드리는 얘긴데 다른 언론은 몰라도 조선일보만큼은 ‘자정 능력’ 운운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현송월 총살 보도’ - 여전히 정정은 물론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 게 조선일보 아닌가요? 그런 ‘언론’이 ‘자정 능력’ 운운하는 게 제가 봤을 때 코미디입니다. 부끄러운 줄 아시기 바랍니다. 

   
▲ 조선일보의 2013년 8월29일자 6면 '[단독] 김정은 옛 애인(보천보 전자악단 소속 가수 현송월) 등 10여명, 음란물 찍어 총살돼' 보도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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