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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과 화면에서 사라진 주옥순 ‘망언’[기자수첩] 주옥순 대표와 일부 개신교인 ‘친일’ 발언 무시해선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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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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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7  13:57:11
수정 2019.08.07  14: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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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 보복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또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이 때, 일부 교회에서 이런 움직임을 비웃고, 일본에 우리 정부가 사과를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목사들은 교인들을 상대로 한국이 일본의 은혜를 모르는 배은 망덕한 나라다, 친일을 해야 나라가 산다고 설교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한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같은 날 MBC 탐사보도프로그램 <스트레이트>에서 방송한 내용을 미리 요약 정리해서 보여줬습니다. 방송 이후 주옥순 엄마방송 대표는 어제(6일)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습니다. 

주옥순 ‘실검’으로 클릭 장사만 한 언론? 지면과 화면에선 대부분 침묵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많은 언론이 주옥순 대표의 ‘문제 발언’을 지적하는 기사를 쏟아 냈습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랜 시간 올라 있었기 때문에 정말 많은 기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단발성 기사가 대부분이고, 어뷰징이 의심되는 기사도 많았습니다. 어찌 됐든 인터넷에선 엄청난 이슈가 됐습니다. 

제가 어제(6일) 방송사 메인뉴스와 오늘(7일) 지면을 유심히 살펴본 것은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많은 양의 보도가 쏟아졌지만 제가 보기에 대부분 ‘실검’을 의식한 단발성 보도들이 많았습니다. 이른바 ‘주옥순 파문’을 종합 정리하거나 심도 있게 접근하는 보도들은 드물었습니다. 

특히 △개신교 교인들의 단체 카톡방에서 일본 옹호 발언들이 유통되고 있는 점 △일부 교회와 목사들이 ‘친일 선봉’에 서고 있는 점 등은 언론이 주목해야 할 사안이라고 봤습니다. “교회가 벌이는 조직적이고 은밀한 불법행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문제를 제대로 주목한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제(6일) 하루 종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뤘던 사안임에도, 그리고 많은 매체에서 엄청난 기사를 쏟아냈음에도, 정작 방송사 메인뉴스와 지면에선 이 사안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JTBC <뉴스룸>이 ‘비하인드 뉴스’에서 잠깐 언급한 정도? 많은 언론이 그냥 ‘실시간 검색어’ 용도로만 주옥순 대표를 활용(?)했던 건 아닐까 – 그런 의심이 들더군요. 

주옥순 대표의 망언, 무시해선 안 되는 이유 

사실 저도 처음엔 주옥순 엄마방송 대표의 망언을 무시하는 게 좋겠다 –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주 대표 망언을 진지하게 비판하기엔 그 정도가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도를 넘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냥 무시만 하기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 같은 주장들이 일본 우익들에 의해, 그리고 일부 개신교 교인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전파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재일 언론인 유재순 JP뉴스 대표가 지난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한 얘기가 대표적입니다. 유 대표는 “산케이신문이나 후지TV 같은 우익 매체들은 혐한에 가까운 망언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가짜 뉴스도 사실 확인 없이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 대표는 주옥순 대표의 ‘망언’을 언급하면서 “이들은 마치 (이 같은 주장을) 한국의 주류 언론인 양 포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일본 우익 단체들은 대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재순 JP뉴스 대표의 발언은 주옥순의 ‘망언’을 그냥 묵과할 수 없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옥순의 망언이 국내외에서 어떻게 유통되고 어떻게 ‘가짜뉴스’로 활용되는지를 ‘상식적인 언론들’이라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 2017년 9월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홍준표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는 모습. 주 대표는 자유한국당 디지털정당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사진제공=뉴시스>
   
▲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지난해 4월22일 ‘세월호 모욕 단체 삼성 돈 지원’ 편에서 삼성이 전경련을 통해 이른바 ‘폭식투쟁’을 벌인 친박단체들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모욕했던 ‘폭식투쟁’에는 자유청년연합, 엄마부대, 새마음포럼, 교학연 등 친박단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일부 목사와 개신교 교인들의 ‘친일 옹호’ 언제까지 지켜만 볼 건가 

일부 목사들의 ‘친일 옹호’ 발언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해서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오늘(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친일 발언 목사들에 대해 “상종하지 말고 무시하라”고 말했습니다. 

무시하는 방식이 온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그냥 무시하기엔 ‘그들의 망언’이 조직적으로 유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MBC <스트레이트>에서 이 같은 부분이 일부 확인되지 않았습니까?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개신교 내부에서의 자정 운동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자정 운동에만 기대서 이 같은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저는 언론이 ‘친일 발언’을 하는 목사들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공론화하지 않으면 자정운동 또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봅니다. ‘친일 발언’이 사회적으로 문제시되고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게 ‘그들’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친일 망언’을 하는 일부 목사들이 한국 기독교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비판 없이 무시만 한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방송사 메인뉴스와 신문 지면에서 ‘주옥순·일부 개신교 친일 망언’이 언급조차 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 <이미지 출처=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화면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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