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로고 노출’ KBS에 25억 손배 청구…정의당 “졸렬하다”

“친일 문제 거북하다면 일본 편 말고 우리나라 편 들면 될 일”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KBS편파방송,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국민서명운동 출정식'을 마치고 KBS까지 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KBS편파방송,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국민서명운동 출정식'을 마치고 KBS까지 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자유한국당이 KBS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보도하면서 자당의 횃불 모양 로고를 노출했다며 25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 및 25억3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와 별도로 한국당은 공직선거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KBS를 검찰에 고소하고, KBS에 1억원, 양승동 KBS 사장과 취재기자 등 7명을 상대로 각 1000만원씩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한국당은 해당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제소했다. 

박성중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언론중재위 손해배상 청구액인 25억 3000만원은 당협위원장 253명에 대해 각각 1000만원씩 배상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향후 내년 4월 총선거에 출마하기를 희망하는 당원들도 KBS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집단 소송에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당 의원들 80여명과 당원 2000여명은 이날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KBS 수신료 거부를 위한 전국민 서명운동 출정식’을 열었다.

황교안 대표는 출정식에서 “친북좌파 세력들이 KBS를 점령, ‘청와대 문재인 홍보본부’로 만들어버렸다”며 “자신의 위치를 망각한 채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응원한다고 한 사람이 KBS 사장 자리에 앉아 있다. 당장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논평에서 “로고 노출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한국당은 졸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동균 부대변인은 “해당 보도는 국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지고 도는 이미지를 차용한 것일 뿐”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시각에 따라서는 여론의 온전한 반영이라고 볼 수도 있는 일”이라며 “이를 두고 총선 개입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국민들의 시선을 교란하려는 정치 공세일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부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에게 제기되는 친일 문제가 거북스럽거나 불편하다면, 일본 편 말고 우리나라 편을 들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사건건 일본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니 국민들이 친일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부대변인은 “정치 세력을 판단하는 기준은 행동”이라며 “자유한국당은 KBS를 고소하면서 친일이 아니라고 항변하기 전에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걸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KBS가 좌파방송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KBS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정권의 나팔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보수정권은 공영방송 사장을 강제 해임하고 인사부터 보도‧편성까지 개입했으며 좌편향 인사 퇴출 요구까지 했다.

▲ <사진출처=미디어몽구 영상 화면캡처>
▲ <사진출처=미디어몽구 영상 화면캡처>

세월호 참사 직후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KBS 보도국장에 직접 전화해 “해경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김시곤 전 KBS보도국장에게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 “하필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고 압박했다. 

김시곤 전 국장은 세월호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길환영 당시 KBS 사장이 방송 큐시트를 요구, 정부에 불리한 보도를 빼는 등의 방식으로 편성에 개입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30계단 이상 하락했다.

참여정부 때인 2005년 34위, 2006년 31위였으나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69위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0년 42위로 회복했다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70위까지 하락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43위, 2019년 41위로 보수정부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 <이미지 출처=민주언론시민연합>
▲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 <이미지 출처=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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