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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 어머니의 당부… 그런데 언론은?[신문읽기] 진상규명은커녕 ‘김용균씨 유가족’ 기자회견 기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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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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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9  10:27:11
수정 2019.02.19  10: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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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어제(18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 69일 만입니다. 면담도 예정보다 15분 길어진 45분간 이뤄졌습니다. 

사실 대통령과의 면담도 주목할 사안이지만 ‘기자’ 입장에서 더 주목했던 건 면담 이후 기자회견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고 김용균씨 유가족은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언론에 후속 취재를 당부했습니다. 

   
▲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왼쪽 세번째)씨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고 김용균씨 유가족 및 시민대책위원회 대통령 면담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의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 박석운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아버지 김해기씨, 이모 김미란씨, 이준석 태안화력 지회장. <사진제공=뉴시스>

김미숙 씨 “진상규명·책임자 처벌에 언론이 도와달라”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씨는 “한고비 넘겼지만, 아직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갈 길이 멀다”며 “끝까지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언론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아버지 김해기씨도 “남은 용균이 동료들이 지금 힘들게 일하는데, 이를 해결하려면 앞으로도 여러분(기자들) 협조가 많이 필요하다. 함께 힘 모아 좋은 사회 되도록 노력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습니다. 

저 역시 ‘기자’이기 때문에 이런 당부의 말이 가슴 아프게 와닿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19일) 아침에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살폈습니다. 그런데 고 김용균씨 가족들이 기자들에게 당부했던 ‘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더 화가 나는 건, ‘기자회견’ 기사를 찾아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제목만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故 김용균씨 어머니 위로 “公기관 평가, 안전 최우선”> (동아일보 6면)
<文대통령 위로 받은 유가족 “좋은 대통령 만나 다행”> (서울신문 3면)
<문 대통령 “하늘에서 (김)용균이가 ‘내가 그래도 좀 도움이 됐구나’ 하도록”> (한겨레 10면)

동아일보는 사실상 ‘사진 기사’이기 때문에 면담 내용이나 기자회견과 관련한 대목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늘(19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중에서 ‘고 김용균씨 유가족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 ‘유가족의 기자회견’ 등을 다룬 매체는 서울신문과 한겨레 외에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대책위 ‘후속보도 관심 기울여달라’ 당부 … 하지만 신문엔 ‘그 기사’ 자체가 없다

사실 고 김용균씨 유가족과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도 중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대책위와의 합의 사항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여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가족 면담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대책위와의 합의 사항을 당이 끝까지 챙기라고 당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5일 당정이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조사하고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지는 앞으로가 중요할 수밖에 없죠. 또 연료·환경설비운전 분야 정규직 전환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약속했지만 이 역시 ‘완결된 사안’이 아닙니다. 

박준선 시민대책위 상황실장이 어제(18일) 기자회견에서 “협의체가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하고 차별을 없앨 계기가 되도록 언론에서도 합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취재와 보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도 언론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걸 염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후속보도에 대한 관심 이전에 오늘(19일) 신문 지면에선 ‘기사’ 자체가 없습니다. 상당수 언론이 ‘인터넷 기사’로는 보도를 하면서도 지면에선 관련 기사를 싣지 않았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씨의 모친 김미숙씨를 비롯한 유가족들을 면담하고 있다. 이날 면담 자리에는 어머니 김미숙(왼쪽), 아버지 김해기씨(오른쪽), 이모 김미란씨, 박석운 고 김용균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이태의 고 김용균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 대통령과 유가족 면담’이 지지층 소통이라는 조선일보 

요즘 신문을 누가 보느냐, 인터넷으로 기사 출고하면 된 것 아니냐. 이렇게 반문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인터넷과 지면은 분리되는 영역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면에서 ‘이번 면담 의미와 유가족의 언론에 대한 당부’를 차분하게 분석하는 기사를 쓸 수도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씨의 ‘언론에 대한 당부’가 과연 제대로 지켜질까 –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지면이건 인터넷이건 조선일보처럼 기사는 쓰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제(18일) 조선일보가 인터넷에서 보도한 기사 제목은 <어제는 암투병 MBC 기자 병문안, 오늘은 김용균씨 유족 면담...지지층 소통 나선 文대통령>인데요. 정말 한숨 밖에 나오지 않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등 유족을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는 암투병 중인 이용마 MBC 기자를 병문안했다.

이들은 모두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현안과 관련한 인물들이다. 문 대통령은 새해 들어 대기업·벤처기업을 잇따라 만나는 등 경제에 무게를 둔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 문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지지층과 소통 강화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암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를 병문안하고,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유족을 면담하는 걸 ‘지지층 소통 강화’로 해석하는 조선일보. 대체 공감 능력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매체가 어떻게 독자들과 소통을 하겠다는 걸까요. 

하긴 ‘로비스트 박수환 금품수수·기사청탁 의혹’에 연루된 기자들에 대한 징계도 아직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는 매체에 무얼 기대하겠습니까.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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