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장소 확정과 관련 7일 “정부·여당이 혹여라도 내년 총선에서도 신북풍을 계획한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쓰나미처럼 지방선거를 덮었고, 그렇게 해서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전당대회(2월27일) 날짜와 겹친 것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며 “이것이 의심이기를 바란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국민들도 세 번 정도 되면 진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제1야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흥행되지 않도록 미국과 북한이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를 정했다는 것이다. 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날짜를 겹치게 정했다는 주장이다. 

홍준표 전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난 지방선거 때와 똑같은 모습”이라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효과를 감살(감쇄)하려는 저들의 술책에 불과하다”고 음모론을 폈다. 

그는 “북핵 문제 조차도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삼으려는 저들의 책략에 분노한다”며 한달 이상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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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의원도 “작년 지방선거 전날 1차 회담이 열리더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며 의구심을 보였다. 김 의원은 “김정은-문재인정권이 그렇게 요청했을 거고, 미국에선 한국에 야당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일주일 연기를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7일 “최고의 개그를 봤다”고 힐난했다.

박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홍 전 대표가 한국당 전당대회와 똑같이 정했다고 음모론을 제기하는데 최고의 히트 개그”라며 “우연의 일치에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결국 연기하지 않겠나”라며 “선거관리위원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합리적인 대북정책을 갖고 있기에 세계적 빅 이벤트를 축하하는 의미에서도 연기할 걸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SNS에서 “입만 열면 한미동맹을 외치며 자신들이 친미 정당임을 과시하는 분들인데 미국이 자유당의 전당대회를 망치기 위해 정상회담 날짜까지 조정했다면 이분들은 미국에게 버림받았다는 뜻이 되나요?”라고 꼬집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3.1절에 성조기 들고 시위하실 분들, 미국이 자유한국당을 이 정도로 싫어한답니다”라며 “그날 미국의 뜻에 맞는 플래카드 준비하는 것, 잊지 마세요”라고 힐난했다. 

그동안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집회를 해왔는데 이제는 반미시위를 해야 할 판 아니냐는 것이다. 

▲ 지난 1월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무죄석방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천만인무죄석방본부가 주최하고 대한애국당이 주관한 제101차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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